[잠시 떠나볼까] ‘핑크뮬리’ 못 볼 수도 있다고?… 늦기 전에 ‘그라스정원’으로 떠나라
[잠시 떠나볼까] ‘핑크뮬리’ 못 볼 수도 있다고?… 늦기 전에 ‘그라스정원’으로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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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에서 방문객들이 활짝 핀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에서 방문객들이 활짝 핀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

 

가을에 피는 꽃 ‘핑크뮬리’

정원 옆에 한강도 함께 감상

인생 샷 찍기 안성맞춤 장소

 

핑크뮬리, 10월~11월 절정기

미국서 들어온 외래종 식물

생태계 교란종 지정될 경우

시간 지나면 보기 힘들 수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핑크’라는 색을 떠올리면 보통 봄을 연상하기 쉽다. 전국 거리를 가득 메운 분홍빛 벚꽃을 떠올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라스정원’에 가면 가을에도 핑크색 물결을 만나볼 수 있다. 분홍빛 가득한 광경을 만들어내는 주인공은 바로 ‘핑크뮬리’라는 가을 꽃이다.

핑크뮬리의 온전한 이름은 ‘핑크뮬리 그라스(Pink Muhly Grass)’다. 외떡잎식물 벼목 벼과에 속하는 식물인 핑크뮬리는 조경용으로 식재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미국의 서부나 중부의 따뜻한 지역의 평야에서 자생한다. 예쁜 모습 때문에 전 세계에서 조경용으로 많이 키워진다. 국내에서도 핑크뮬리가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경기 포천이나 충남 태안, 전남 순천, 제주도 등이 핑크뮬리가 흐드러지게 피는 장소로 유명하다.

기자가 찾은 곳은 잠원 한강공원 내 그라스정원이다. 잠원 뿐 아니라 뚝섬이나 마포구 하늘공원 등에서도 핑크뮬리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가까운 곳을 찾으면 될 듯하다.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에서 방문객들이 활짝 핀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01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에서 방문객들이 활짝 핀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01

그라스정원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5시 무렵. 신사역에서 내려 한 15분을 걸으면 도착한다. 기자는 길을 잘 찾지 못해 휴대전화 지도를 활용해 방문했으나, 중간 중간 잠원 한강공원으로 가는 길 안내표시가 있어 눈썰미가 좋다면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차를 끌고 온다면 농구장 옆 주차장이나 서울웨이브아트센터 앞 주차장(수영장 옆 주차장, 30분 1000원, 추가 10분당 200원)을 이용하면 된다.

잠원 한강공원에는 도착했지만 아직 그라스정원에 온 것은 아니다. 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는 정원을 보고 싶다면 반포대교 쪽으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많이 걸어야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실망할 필요가 없다. 산책로가 예쁘게 조성돼 있고, 가는 길 오른편에는 한강이 찰랑거리고 있어 구경하다보면 지루할 겨를이 없다.

또 자건거를 타고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행과 같이 왔다면 풍경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울 수도 있다. 혼자라 해도 맘에 드는 음악을 골라 들으며 걷는다면 기분을 업(UP)시킬 수도 있을 테다.

핑크뮬리가 만발한 해질녘의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 ⓒ천지일보 2019.11.01
핑크뮬리가 만발한 해질녘의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 ⓒ천지일보 2019.11.01

◆핑크뮬리 배경으로 ‘인생 샷’ 찍으면 마음도 핑크빛

그렇게 잠깐을 걷다보면 드디어 핑크뮬리의 물결을 만날 수 있다. ‘그라스정원’이라는 안내판이 먼저 방문자들을 적극 환영한다. 이어 ‘핑크뮬리’라는 팻말을 확인하고 나면 핑크빛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기자가 방문한 때는 핑크뮬리의 아름다움이 한창 절정에 오른 10월 중순이었다.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기분 좋은 날씨에, 핑크뮬리와 함께 핑크빛 이야기 꽃을 피우는 커플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덩달아 기자의 마음에도 분홍빛 바람이 불었다.

이곳을 찾은 이들은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인생 샷’을 찍기 위해 휴대전화를 잡은 손을 바삐 움직였다. 생애 최고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삼각대까지 동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친구들끼리 뭉친 세 사람은 함께 ‘브이(V)’를 하며 활짝 웃었다.

바람에 살랑살랑 일렁이는 핑크뮬리는 꼭 솜사탕을 뭉쳐놓은 듯했다. 이 핑크뮬리 밭이 마치 다 자기 것인냥 두 팔을 벌려 껴안는 모습으로 촬영에 열중인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솜사탕을 베어 무는 모습을 연출하며 나름의 인생 샷을 찍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다.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에 핑크뮬리가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01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에 핑크뮬리가 아름다운 빛깔을 뽐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01

유모차를 끌고 와 아이와 함께 감상하는 부모도 있었다.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핑크빛 물결에 즐거워했다. 아이보다 더 즐거워보였던 이들은 아이들의 부모였다. 이들은 데이트하는 설레는 기분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했다.

그라스정원에 핑크뮬리만 있는 건 아니다. 다른 식물도 종류별로 함께 자라고 있다. 그라스정원 앞에선 각 구역별로 어떤 식물이 심어져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라스정원은 바로 옆이 한강이라는 장점이 있다. 기자가 핑크뮬리를 제대로 구경한 시간은 한 시간 남짓이었지만, 바로 옆 한강 다리 위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만끽했기에 마냥 아쉽지는 않았다. 황혼은 언제나 아름다운 법이다.

핑크뮬리가 예쁘게 핀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 인근에서 관광객이 한강 너머로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01
핑크뮬리가 예쁘게 핀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 인근에서 관광객이 한강 너머로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01
핑크뮬리가 예쁘게 핀 잠원 한강공원 그라스정원 인근에서 관광객이 한강 너머로 넘어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01

◆외래종 핑크뮬리, 생태계 교란종 되면 앞으론 사진으로만 추억?

핑크뮬리를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최대한 서둘러 그라스정원을 찾아가길 추천한다. 10월 중순 절정에 다다른 핑크뮬리는 점차 시들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서둘러 핑크뮬리를 봐야할 이유는 또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핑크뮬리는 외래종인데, 아직 국내 생태계를 교란한 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리는 유해성 검증을 받지 않았다.

현재 핑크뮬리는 전국 11만 2000여㎡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서 자라고 있다. 어림잡아도 축구장 면적의 15배의 크기다. 개인이 심은 건 집계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 넓을 수도 있다.

제주도에 5년 전 처음 들어온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급속도로 퍼졌지만, 만약 생태계 교란 식물으로 판명 날 경우 어쩌면 국내에서 핑크뮬리를 다시 보기는 힘들거나 보려면 먼 길을 나서야 할 수도 있다.

확정은 아니지만 서두르지 않으면 핑크뮬리를 사진으로만 감상하게 될 수도 있다. 아직 분홍물결을 보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짐을 챙겨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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