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21

이도훈-비건, 북미 실무협상 내용 공유·결렬 대응 논의

전문가 “北, 실무협상 의미 두지 않아… 트럼프 직접 나서라는 것”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한미 북핵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르면 7일 미국에서 회동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이번 북미 실무회담 대표로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지난 5일(현지시간) 스톡홀름 외곽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가진 내용을 이도훈 본부장에게 공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명길 대사는 지난 5일 스톡홀름에서 미국 측과 실무회담 결렬 직후 성명을 내고 “미국은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빈손으로 협상에 나왔고, 새로운 계산법을 하나도 들고 나오지 않았다”며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조선반도(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은 불변하다”면서 미국에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 대사의 성명 발표 후 3시간 후에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가져갔으며 북한과 좋은 논의를 가졌다”며 “북한 대표단에서 나온 앞선 논평은 오늘 8시간 반 동안 이뤄진 논의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미국 대표단은 싱가포르(1차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의 4개 핵심 사안에 대해 진전을 이루기 위한 많은 ‘새로운 계획’에 대해 미리 소개했다”고 말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미국은 모든 주제에 대한 논의를 계속하기 위해 2주 이내에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 측의 초청을 수락할 것을 제안했고, 미국 대표단은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2주 안에 스웨덴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다시 하자는 것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소장은 이번 북미 실무회담 결렬과 관련해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은 실무협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났을 때 실무회담을 약속했기 때문에 했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관료들 때문에 진전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정상회담을 이끌기 위한 명분 쌓기”라면서 “김명길 대사가 발표 자료를 이미 평양에서 미리 써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우 소장은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결정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계속 협상을 하자고 나올 것이고, 북한은 미국의 전향적 태도를 기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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