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세 진단] 또 발사체 쏜 북한… “北 단계적 비핵화는 핵 보유하겠다는 것”
[한반도 정세 진단] 또 발사체 쏜 북한… “北 단계적 비핵화는 핵 보유하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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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천지일보DB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천지일보DB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美, 단계적 비핵화에 제재완화까진 어렵다 입장”

실무협상 예상 후보지…“평양·판문점·뉴욕·스웨덴”

계속된 北 발사체 도발 이유…“美에 ICBM 압박”

北, 文정부 따돌리나…“韓, 대미 영향력 떨어져서”

北, 비핵화 할까…“단계적 비핵화는 핵 보유 포석”

“文정부, 비핵화보다 평화만 강조해선 위험한 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6월 판문점 북미회동 이후 3개월여 만에 미국에 실무회담 제의에 나서면서 비핵화 협상 시계는 다시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북한은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도발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이 미국과 핵협상을 앞두고 체제 안전보장을 위한 협상력 높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9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통해 미국에 ‘9월 하순 실무협상 용의가 있다’고 제의했다. 다음 날인 10일에는 또 다시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를 하며 올해 들어 10번째 도발을 벌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북한이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단계적 비핵화와 제재완화, 체제안전보장’을 요구하기 위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하지만 미국은 단계적 비핵화로는 제재완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이유는 결국 핵을 보유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북한은 이달 하순경 북미 실무회담을 제의했다. 시기·장소·의제 전망은?

과거 협상을 보면 북미 실무회담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평양이나 판문점을 갈 수도 있다. 뉴욕이나 제3국인 스웨덴도 후보 지역이다. 의제는 비핵화 협상으로서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에 제재완화를 포함하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인도적 지원까지는 좋지만 단계적 비핵화에 제재완화까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결국 핵 보유를 요구하는 협상이다. 미국이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9월 하순을 말한 것은 유엔 총회에 맞춘 것은 아니다.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할 가능성은 있다.

- 북한은 10일 발사체 도발을 또 했다. 전날 북미 실무회담 제의를 하고 이어서 다음날 미사일을 쏜 배경은?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에 맞는 해법이 없으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겠다는 메시지가 있다. 미 행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이 ICBM도 쏘지 않고 있고 단거리 미사일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를 쏘면서 ICBM도 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다.

- 그간 미국이 실무회담 준비됐다고 했는데 북한은 반응을 하지 않았다.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 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실망할 것"이라고 했고, '대북온건파'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한일 핵무장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러한 것이 작용해 이번에 북한이 대화 제의에 나섰나?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의 발언은 미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발언이다. 북한은 그 말들에 조금도 고민 안할 것이다. 북한은 한일 핵 무장론이 나왔다고 해서 갑자기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이 대화 제의에 나선 것은 국제사회 여론에서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는 것으로 보일까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 북미 정상 간 수차례 만남 이후에도 북한은 재래식 무기개발을 멈추지 않았는데 왜일까?

북한은 핵전력뿐 아니라 필요한 군사력을 확충하고 있다. 군사적인 우위를 유지하고 한반도 상황을 자신들이 주도하겠다는 전략 하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리용호(왼쪽부터)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사진은 리용호(왼쪽부터)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 북한은 북미대화의 중재 역할을 한 문재인 정부를 따돌리는 것 같아 보이는데 북한의 속내는 무엇일까?

북한은 한국이 전략적 가치가 없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국과 미국이 관계가 좋지가 않고 한국의 대미 영향력이 떨어졌다고 보기 때문에 한국 정부를 거쳐서 미국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 북미 회담이 잘 되면 한국 정부는 언제든 함께 동참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 남북 정상은 11월 부산에서 만날 수 있을까? 북미정상회담 올해 안 열릴까?

가능성은 낮다. 그 사이까지 북미 대화가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북미회담이 잘 이뤄지기 전까지 한국을 방문할 이유가 없다. 북미 정상회담이 올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북미 실무회담이 성공 여부에 달렸다. 실무회담 진전이 있으면 올해라도 정상회담이 열리겠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 지난달 말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에서 북한 헌법을 수정 보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을 강화했는데 그 배경은?

독재체제로서 당연하다. 4월 1차 최고인민회의 때 (김정은 위원장의 법적, 인적 기반을 다지는) 체제를 공고하지 못해서 이번에 2차 회의에서 다시 의결한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정책 강령은 없었고, 김정은 위원장의 권한을 주석 수준으로 강화시켜 보완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현 상황에서 조약 공포권 등이 없다고 보고 그런 것도 보완한 것으로 평가된다.

-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간 경제협력으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평화경제론’을 내세워 ‘북미관계’와 ‘북한 비핵화’에 기여하겠다는 모습을 나타냈는데 가능할까?

평화경제론은 그 결과로서 이뤄지는 것이지 비핵화 협상을 견인할 수는 없다. 북한에게 중요한 것은 비핵화 협상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하느냐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이 잘 돼서 경제는 자신들이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제를 이유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를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된다. 또 남북한이 생각하는 경제 개발 방식이 다르다. 북한은 제재완화 하면 자신들이 주도권을 가지려 할 것. 우리 정부에 의존하지 않는다.

-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있나? 통일은 아직 먼 얘기일까?

김정은 체제가 바뀌지 않고는 통일은 현 시점에서 먼 얘기다. 평화공존이라도 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이 낮아지고 있어서 문제다.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국 핵을 보유하겠다는 핵 보유 협상인 셈이다.

- 지난 1년 반 동안 미 국무부는 철도도로 현대화 개성공단 등 남북 교류사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시사했다. 언제 재개할 수 있을까?

결국 제재완화가 되는 시점이다. 제재완화는 북한이 결정적인 비핵화를 했을 때 가능하다. 그 때부터 가능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조언은?

우리 정부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우리 정부도 하나씩 검증하면서 해나가야 한다. 실무협상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잘 될 것이라거나 너무 비관적으로도 볼 필요가 없다. 비핵과 평화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비핵이 사라지고 평화만 강조하면 우리에게 위험한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비핵보다는 평화만을 강조해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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