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정권의 검찰 아닌, 국민의 검찰로 세워지길
[시사칼럼] 정권의 검찰 아닌, 국민의 검찰로 세워지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최근 조국사태와 관련해 검찰이 주목받고 있다. 법무장관지명자의 각종 의혹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전격 압수수색을 하면서 검찰의 진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 심지어 국무총리와 현직 법무부장관까지 검찰의 수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절대다수의 국민은 장관후보자의 각 종 비리의혹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검찰이 제대로 의혹을 파헤칠 것인지, 아니면 그냥 수박 걷핥기식 봐주기 수사를 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검찰이 정권이나 정파의 검찰이 아닌 국민의 검찰로 세워질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지금까지 우리 검찰은 늘 정권이나 권력의 입맛에 맞추는데 급급하여 정의로운 검찰, 국민의 자랑스런 검찰로서 평가받은 적은 거의 없다. 

필자는 최근 법무장관후보자의 삶 속에서 깊게 드리워진 정의롭지 못한 각종 의혹을 바라보면서 법학도임이 한없이 부끄럽고 강단에 서는 것 자체가 죄스럽기 짝이 없다. 저토록 기기묘묘(?)하게‧통크게(?) 국민의 보편적 정서에 반하는 일련의 탈선행위를 저질러 놓고, 나는 모른다! 지금 알았다! 국민정서에 반할지 몰라도 다 적법하다며 항변하는 모습이 가련하다. 

법은 수단이지 결코 목적일 수가 없다. 법은 공포의 대상이 아닌 맑은 공기나, 따스한 햇빛이나, 고요히 흐르는 물처럼 인간생활의 윤택함을 제공해 주는 것이지 결코 권력과 명예와 빵을 담보하는 권세의 상징이 아니다. 그런데 특권층은 그 모든 것 위에 군림하며 모든 것을 독식할 수 있는 현실은 반법치, 몰법치, 역법치의 몹쓸 모습이다. 궁극적으로는 법은 반듯한데 그 언저리에 있는 법돌이(?)들의 위선적 특권의식이 세상을 흐려 놓는다. 법학은 부(富)의 축적을 위한 것이 아닌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희생과 봉사를 위한 길이다.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에 위대한 선배 검사의 애국적 발자취를 전해주고 싶다. 현재의 사법제도가 도입된 갑오개혁 이후 우리나라 제1호 검사 이준열사의 생애를 보라! 이 열사는 부정부패 앞에서 유난히 강직했다. 친일파 탐관오리에겐 굽히지 않고 맞섰다. 이 열사는 특별법원 검사로 임명되자마자 법부대신(법무장관)이 법을 불공평하게 운용한다는 이유로 그를 평리원(상급법원)에 기소했다. 자신의 상관을 기소한 것이다. 또 평리원 검사시절 이준은 당시 을사오적인 이완용의 형이자 평리원 재판장인 이윤용과 친일파 탐관오리인 이하영의 불법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청원서를 제출하며 정의를 세우려다가 체포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는 도산 안창호 등과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외교관으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한국측 대표로 참석하려다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일제는 궐석재판을 통해 이미 작고한 이준 열사에게 종신징역형을 다시 선고할 정도로 그의 기개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다. 

우리나라 제1호 검사 이준열사는 “땅이 크고 사람이 많은 나라가 큰 나라가 아니고, 위대한 인물이 많은 나라가 위대한 나라가 되는 것이다”라는 의미있는 어록을 남겼다. 대한민국 검찰은 이준 열사의 가르침을 교훈삼아, 진정한 검찰의 모습으로 서기를 바란다. 어제의 검찰은 죽은 권력에게는 피의 숙청을 통해 무자비하게 짓밟고, 살아 있는 권력에게는 알아서 기는 권력의 주구라는 비아냥을 받아 왔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환골탈태한 오늘의 검찰은 만인에게 정의의 잣대로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정의를 구현하는 국민의 검찰로 늠름하게 서길 기대한다. 지금이 검찰이 검찰답게 바로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검찰이여! 상처받은 국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시켜 주고, 국민의 사랑받는 검찰이 되어주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