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일본 맥주, 라면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365싱싱마트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이 불어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일본 맥주, 라면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365싱싱마트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이 붙어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21

“국민 10명 중 6명, 불매운동 참여”

편의점주 “매출 하루아침에 급락해”

십대 학생,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일본물품 불매운동 영향력이 상당히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는 손님이 일본 제품을 왜 파냐고 강력히 항의하는 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전화를 받고서 매대에 남아있던 일본 맥주를 전부 치웠습니다.”

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7일 서울 용산구 소재 한 마트 관계자는 매대에 있는 술병들을 진열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원래 일본 맥주가 배치돼 있던 자리를 칭따오 맥주캔로 대체했다”며 “실제 칭따오 맥주와 국내산 맥주 매출이 더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불매운동 불길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어 고객들이 일본제품을 팔지 말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며 “고객들의 눈치가 보여서 일본제품을 사실상 못 들여 넣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마트에서 주류를 팔고 잇는 매대에 일본 맥주가 보이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7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마트에서 주류를 팔고 있는 매대에 일본 맥주가 보이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7

본격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불거지게 된 계기는 최근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규제 및 경제보복에 나서면서부터다. 지난 1일 일본은 스마트폰과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하면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국내에서는 일본제품을 판매·구매를 하지 않는 운동이 중소상인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일본제품 불매운동 참여 여부와 향후 참여 의사에 관한 여론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민 10명 중 6명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마트 내부에 있는 세계맥주행사코너에서 일본맥주 상자가 빠져 중간이 텅 빈 모습이다. ⓒ천지일보 2019.7.27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마트 내부에 있는 세계맥주행사코너에서 일본맥주 상자가 빠져 중간이 텅 빈 모습이다. ⓒ천지일보 2019.7.27

이날 본지가 방문한 한 마트의 매대에서는 일본산 제품을 찾기 힘들었다. 주류코너에는 기존 아사이 맥주 등 일본의 대표적인 맥주는 보이지 않았고, 칭따오나 카스 등 다른 맥주가 그 자리에 가득 채워져 있었다.

매장 다른 한쪽에는 세계맥주 할인행사로 맥주 박스가 종류별로 쌓여있었지만 기존에 있었던 아사이 등 일본 맥주가 빠지면서 중간이 텅 비어 보이기도 했다.

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도 일본물품 불매운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그로 인해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편의점의 경우 매출에 치명타를 입은 경우도 있었다.

반품되는 ‘일본 제품’(서울=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수출을 규제하는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를 내리자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7일 서울 한 마트에서 직원이 일본 맥주, 담배, 식품들을 진열대에서 빼내 반품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수출을 규제하는 사실상의 경제보복 조치를 내리자 국내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7일 서울 한 마트에서 직원이 일본 맥주, 담배, 식품들을 진열대에서 빼내 반품 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한 편의점 점주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하루아침에 급락했다”며 “이로 인해 편의점 운영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운영하는 이 편의점이 일본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도 몰라서 억울한 부분도 좀 있다”며 “일본 아베 총리가 경제보복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제품을 아예 들어놓지 않겠다는 편의점 점주도 있었다. 김진경(48, 여)씨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일본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인 계기가 됐다”며 “나도 이 뜻에 같이 동참하고자 일본 물품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십대들도 일본물품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정부 지역의 고등학생들은 지난 26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본 업체가 만든 학용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불매운동 의지를 선언했다.

또한 SNS에 게재된 한 게시물에는 ‘일본 정부가 경제보복을 멈추기 전까지 일본의 모든 것을 불매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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