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신성장 산업에 집중된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19.7.2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신성장 산업에 집중된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19.7.2

일본 대한국 의존도는 커져

수치상 한국이 4배 더 의존

“대일 적자 구조는 계속될 것”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소재부품산업에서 한국의 대(對)일본 의존도가 점진적으로 줄어든 반면 일본의 대한국 의존도는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의존도 자체는 한국의 대일 의존도가 일본의 대한 의존도보다 4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한일경상학회에 따르면 이홍배 동의대 무역·유통학부 교수는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본 무역적자 축소 원인 고찰’ 논문을 통해 한국의 기술력 제고 노력 등에 힘입어 양국 산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한국 소재부품의 대세계 무역흑자는 2000년 93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05년 227억 달러, 2010년 779억 달러, 2015년 1050억 달러, 2017년 1137억 달러 등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한국 소재부품산업은 일본과의 무역에서는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 무역적자는 16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전체 대일 무역적자에서 소재부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6.5%에 달했다. 이 같은 높은 대일 의존도에 지난 4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에 한국은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이다.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본 무역적자 추이. (출처: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이홍배 교수 논문)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본 무역적자 추이. (출처: 한국기계산업진흥회, 이홍배 교수 논문)

이 교수는 다행스러운 점으로 대일 무역적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소재부품의 대일 무역적자는 2000년 103억 달러에서 2010년 242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이후 점차 적자 폭이 줄면서 2017년 160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소재부품 비중도 91.2%에서 56.5%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에 이 교수는 “과거와 달리 양국 간 무역 관계가 일반적인 의존구조에서 탈피해 쌍방향적 의존구조로 전환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의존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국제기술분업도(ITS) 지수를 보면 한국의 대일 ITS 지수는 2000년 0.0238에서 2015년 0.0171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대로 일본은 0.0017에서 0.0045로 2.6배 늘었다. ITS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의존도가 높은 것이며 0에 가까울수록 의존도가 낮다는 것을 말한다. 수치상 한국의 대일 의존도는 일본보다 4배가량 많지만, 추세적으로 한국의 대일 의존도는 줄고 일본의 대한 의존도는 늘고있다.

이 교수는 “한국 정부가 전개한 다양한 소재부품의 산업고도화 지원 정책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여전히 한일 간 의존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대일 적자 구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 노력과 전략적 기술개발, 시장개척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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