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헌 시기인 2020년까지 계속 한국 때리기 나설듯”

“조국, 과도한 SNS 항일 발언… 대선 노린 포석 아니냐”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가하며 사실상 강제징용 피해배상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재선을 위해 추진하는 개헌 결정 시기인 2020년 이후까지 한일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23일 나왔다.

아베 총리는 재선 또는 극우 인사가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전쟁이 가능한 국가가 되도록 평화헌법을 고치는 개헌을 추진하고 한국 때리기도 계속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일본의 행태에 대한 SNS 항일 발언에 대해서도 “위정자의 태도로서는 다소 과도한 행동으로,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천지TV의 보이는 라디오 ‘박상병의 이슈펀치’에서는 ‘조국과 아베의 진검승부가 노리는 것은?’이란 주제로 이와 같은 내용이 다뤄졌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0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성과와 과제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0

◆“조국 수석의 SNS 항일 발언 과도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조국 수석이 지난 주 후반부터 최근까지 SNS에서 ‘문재인 정부는 서희 역할과 이순신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등 항일 발언을 대거 올렸다”면서 “학자로서는 개인의 표현을 할 수 있지만 민정수석으로서는 과도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위기상황이 생기면 청와대는 태풍의 눈처럼 움직여야 하고, 마지막에 임팩트 있게 헤쳐나가야 한다”면서 “지금 조국 수석 한 사람으로 치우쳐 있지만 위기적 상황에 나오는 메시지로는 너무 극단적이고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메시지가 너무 많으면 적에게 상대 전략을 노출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며 “서희와 이순신 얘기했지만, 서희는 적에 대한 것을 충분히 분석했고 상황을 냉철히 판단하고 행동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강제징용 판결 대치… “한일 물밑전 펼칠듯”

아베 총리가 지난 21일 아사히TV 인터뷰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사실상 거부하고 한국이 청구권협정 관련 제대로 된 답변을 가져오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22일 고민정 대변인이 “한일 양국 간 미래 협력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선을 지키며 양국민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한일 간 이러한 공방이 오고간 것에 대해 “일본이 우리에게 사실상 (수출규제 강화조치로) 기습을 했다. 공격자 입장에서 정상회담을 요청할 수는 없고 한국이 여기에 답을 달라고 표한 것”이라면서 “차라리 우리 측에서 일본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면 일본이 답을 내놓지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일본이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한 속내가 드러나면서 국제 여론의 시선이 곱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지금은 한일 간 외교적 (물밑) 의중 탐색을 하는 단계다. 우리 국민들에게 말할 명분이 있고 일본을 만족시킬 방향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도쿄 자민당 선거상황실에서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 후보 당선자의 이름 옆에 당선 축하 표시 장식을 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도쿄 자민당 선거상황실에서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여당 후보 당선자의 이름 옆에 당선 축하 표시 장식을 달고 있다. (출처: 뉴시스)

◆“고노, 아베 신임 얻으려 무례한 무리수”

지난 19일에는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강제징용 배상문제를 논의할 중재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면서 남 대사가 한국 정부의 입장 설명을 하는 것을 끊으며 일본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제안을 하는 것은 무례하다고 표현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대사는 국가나 다름없는데 말하는 것을 중간에 자르고, 무례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시각으로 볼 때, 아베는 3인방을 동원해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했고 그때까지 고노 외무상은 몰랐다”며 “아베 총리가 4선까지도 얘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에서 고노 외무상이 아웃사이더로 빠지는 것에 두려웠을 것이고, 아베에게 잘 보이기 위해 과도하게 나선 행동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가 한국 때리기에 적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정권이 개헌 발의를 위한 2/3 의석수를 4표 차로 확보에 실패하면서 일본 우익을 중심으로 표를 모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이 교수는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을 통한 시나리오로 극한 반한감정을 유도해 우익을 중심으로 표를 모아갈 것”이라며 “일본의 미래를 주장하며 개헌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WTO 염두에 둔 韓여론전… 美관여 시작 존 볼턴 방한”

23~24일 WTO 일반이사회가 열려 한일 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공방전이 예정됐다.

이 교수는 “우리의 이번 WTO 일반이사회 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한 것은 향후 WTO 제소에 대한 부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WTO에 제소하면 한국이 일본보다 유리하다. 국제 여론에서 일본 편을 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미국이 한미일 동맹 구조가 깨지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한일 갈등이 첨예해져서 동북아 패권을 물려주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이 일본에 이어 23~24일 한국을 방문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을 만난다.

이에 대해서 이 교수는 “미국의 개입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다시 맺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고, 미국은 이에 우려를 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요청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한국이 가지고 있다는 것도 감지했다”면서 미국이 사실상 관여를 시작했다고 봤다.

◆정치권 지적 “조국 수석, 대선 나가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수보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조치에 대해 “반도체 등 하나씩 일본을 추월했다. 지금의 어려움을 기회로 삼아서 제조업 혁신을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15~19일 YTN 의뢰 리얼미티 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전주보다 4.0%p 오른 51.8%를 기록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위기 상황에서 하나가 돼야 한다는 불안 심리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이러한 국민여론을) 잘 파악하고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다시 한 번 정치권에서 조국 수석의 SNS 항일 발언에 대해서 지적한 부분을 소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공직자로서 갈등을 확산·심화시키는 역할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자극적인 것은 표에는 도움 될지 모르나 곡학아세”라고 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민경욱 대변인이 “대통령을 비서가 나서는 것을 처음 있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조국 수석을 차기 대권 주자로 인정하는가”라는 비판했다.

이 교수는 윤 사무총장과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민주당에서 윤 사무총장은 비판을 했다. 청와대라는 곳은 상징성이 있고 조국 수석이 상징성이 있어서 (발언이) 최종안이 될 수 있기에 진지하게 생각하자는 의미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럴수록 냉철한 판단해서 합리적인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며 “학자는 가능하지만 청와대에 있다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청와대에서 조국 수석에 대한 발언이 거르지 않고 나온다. 한일 관계에서 조국 수석의 메시지가 대통령보다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와 이 교수는 아베 총리의 임기가 2020년 9월까지인 상황에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으로 한국 때리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조국 수석의 청와대 내에서 여과 없는 과도한 항일 발언 행보는 문 대통령이 그를 차기 대선 후보로 점찍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며 결론을 냈다.

한일 양측이 반일, 반한 감정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러한 배경에는 정치적 속내가 깔린 것으로 분석됐다.

박상병 정치평론가(왼쪽)와 이상휘 세명대 교수(오른쪽)이 2일 보이는 라디오 천지일보 천지팟 ‘박상병의 이슈펀치’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
박상병 정치평론가(왼쪽)와 이상휘 세명대 교수(오른쪽)이 2일 보이는 라디오 천지일보 천지팟 ‘박상병의 이슈펀치’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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