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평론] 국회선진화법 위반 의원들, 빨리 조사 마쳐야
[아침평론] 국회선진화법 위반 의원들, 빨리 조사 마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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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지난번 국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처리과정에서 폭력을 사용한 여야 의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고소·고발됐다. 더불어민주당에에서 한국당 의원 58명에 대해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으로 고발했고, 자유한국당에서도 민주당 의원 40명을 폭행 혐의로 고발해 이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국회법 위반 등 13건 사건에 관련된 162명 중 107명이 국회의원 신분으로 경찰에서는 증거조사를 끝내고 정갑윤, 여상규, 엄용수, 이양수 의원 등 한국당 의원 4명에 7월 4일까지 소환을 통지했지만 이들은 모두 불응한 상태다.

한국당의 정갑윤 의원 등 4명은 지난 4월 25일 패스트 트랙에 찬성하는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정치개혁특위 회의장에 가지 못하도록 채 의원 사무실을 점거하고 채 의원을 감금한 혐의로 고소됐던바 경찰조사에 응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당시 일이 벌어진 것이 패스트트랙을 막으려는 정치적인 문제에서 발단됐던 만큼 어디까지나 정치적으로 해결해야지 경찰의 조사에 응할 게 아니라는 이유다.

그날 채이배 의원 사무실을 봉쇄한 한국당 의원들의 행동은 실정법을 위반했다.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된 장면을 봐도 사무실 안쪽 문 앞에 장의자로 이중 차단을 하고 거기에 앉아서 채 의원의 국회 회의장 가는 것을 막는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경찰의 출석을 받고서는 무슨 구린데가 있는지, 한국당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경찰에 대고 채이배 의원 감금 사건 등과 관련돼 수사 진행 상황과 향수 수사계획 등에 대해 자료를 요청했다. 한 마디로 피고발인이 수사계획을 요구한 것인데, 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의원에게 적용되는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이 있다. 이는 공정을 의심받는 행위, 지위를 남용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음은 물론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경우 관련 활동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채이배 의원이 패스트 트랙 처리에 가지 못하도록 감금해 고소고발 당한 한국당 해당 의원은 관련된 자료 제출을 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따라서 이해당사자인 한국당의 이채익 의원도 고발을 당했고,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처해 있는 관계로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수사계획 등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해선 안 되지만 자료를 요구하고 경찰청장에게까지 전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한국당 의원의 경찰 수사자료 요청은 누가 봐도 수사 방향을 파악해 국회의원이 경찰에 외압을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처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국당에서는 패스트 트랙이라는 근본 원인을 제공한 집권 세력부터 수사하라며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버티기 모드로 들어갔다. 기세등등하게 위법을 저지르고 불법을 행하던 당시에는 채이배 의원 한 사람을 막기 위해 한국당 의원 다수 의원들이 무더기로 사무실을 점거해 위압을 보이더니만 이제 경찰조사를 받으라고 하니 무언가 두렵고 불안한 모양이다.

패스트 트랙 처리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으로 대거 고발됐다.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대치하던 여야 의원들 중에서 유달리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내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장면들이 생생하게 드러나고 있다. 채이배 의원에 대한 사무실 감금뿐만이 아니라 국회 의사과 사무실을 점령해 입법자료 수신용 팩스를 부수는 장면이 생중계로 노출된 바 있으니 그러한 불법을 하고서도 아직까지 경찰조사가 진행되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회선진화법 위반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매우 엄하다. 국회에서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 또는 그 부근에서 폭력행위를 하거나 의원의 출입 등을 방해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형만 받는 게 아니다. 국회의원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고, 5년 동안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고,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으면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되니 피소된 국회의원들이 경찰 조사 후에 검찰이 기소하게 되면 다음 선거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설령 결과가 내년 총선 이전에 나오지 않는다하더라도 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될 경우 공천에서도 장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점을 알고 있던 한국당에서는 여당에 대놓고 패스트트랙 원천무효를 부르짖고, 고소고발을 철회하라고 요구한바 있다. 지금도 국회가 정상화되기 위한 전제로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가 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그래야만 고소고발된 의원들이 운신이 조금은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은 고소고발이 철회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정치적 흥정에 기대를 거는 격이나 명백한 것은 국회의원이라도 죄를 지었으면 그에 맞는 처벌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는 법 평등사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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