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유니클로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7.6
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유니클로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7.6

반도체 핵심소재 규제 강화

日 의류·맥주 등 판매 줄어

“日 제품 판매 상인들 피해”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한국을 대상으로 한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반(反)일본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일제 강제징용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 규제 및 경제보복에 나선 것. 지난 1일 일본은 스마트폰과 TV에 사용되는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일본 제품을 팔지도 않고 구매하지도 않는 불매운동이 중소상인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6일 명동에 위치한 일본 의류브랜드 유니클로는 주말 오후였지만 매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1층에서 4층을 모두 둘러봤지만 매장 내 한국인인 직원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 주를 이뤘다. 이러한 실정이기에 계산대를 이용하는 고객도, 피팅룸에서 옷을 입어보는 고객도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뿐이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유니클로를 비롯해 데상트·소니·도요타·혼다 등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리스트도 올라왔다. 특히 유니클로는 지난해 연매출 1조3732억원을 기록하면서 4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일본 정부는 1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패널 핵심 소재 3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천지일보 2019.7.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유니클로를 비롯해 데상트·소니·도요타·혼다 등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리스트도 올라왔다. 특히 유니클로는 지난해 연매출 1조3732억원을 기록하면서 4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일본 정부는 1일 한국에 대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패널 핵심 소재 3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천지일보 2019.7.5

패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백화점에 입점한 유니클로 전 매장의 매출이 작년 7월 2~5일보다 17% 떨어졌다. 또한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2~4일 일본 맥주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높은 아사히 등 3종 맥주의 매출이 지난주 같은 요일(6월 25~27일) 대비 13% 감소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불매운동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 1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한다’는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SNS상에서는 이번 여름 계획된 일본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등의 불매운동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서는 일본에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등의 문구를 넣어 제작한 일본 불매운동 포스터가 게재되기도 했다.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천동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한 시민이 일본 경제 보복의 부당함과 일본 제품 불매 동참을 호소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천동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한 시민이 일본 경제 보복의 부당함과 일본 제품 불매 동참을 호소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와 함께 반일본 여론은 계속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남대문 시장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최명순(가명, 50대)씨는 “어제 뉴스를 보고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가게에는 일본제품이 아사히 맥주 하나뿐인데 같이 동참하는 의미에서 빼려고 한다”며 불매운동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어 “요즘은 일제강점기를 겪었던 어르신들보다 젊은 친구들이 더 반일본 여론이 형성된 것 같다”며 “20대인 우리 아들과 딸도 직접 나서서 불매운동을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주말을 이용해 서울로 놀러 온 이진희(19, 여, 경기도 양평)씨는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불매운동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일제 강제징용은 용서할 수 없는 범죄인데 이에 대해 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고 오히려 수출을 규제하는 건 적반하장인 것 같다”며 “불매운동을 통해 우리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좋지만 일본제품을 주로 판매해 생계를 유지하는 소상공인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진호(45, 남, 인천 동구)씨는 “상인들이 일본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불매운동을 할 때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안지역 시민단체들이 5일 일본 의류브랜드인 천안유니클로매장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일본 자동차를 비롯해 의류제품,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에 대해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제공: 나라사랑국민운동본부) ⓒ천지일보 2019.7.6
천안지역 시민단체들이 5일 일본 의류브랜드인 천안유니클로매장 앞에서 집회를 갖고 일본 자동차를 비롯해 의류제품,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에 대해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제공: 나라사랑국민운동본부) ⓒ천지일보 2019.7.6

앞서 전날(지난 5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무역보복을 규탄하고 일본 제품의 판매 중지를 선언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일본 제품에 대한 전량 반품·발주 중지·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일부 소매점에서는 일본 담배와 맥주에 대해 전량 반품처리하고 판매중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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