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적대종식 평화시대를 선언했다. 사실상 종전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정전협정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 정상이 판문점에서 한반도 평화에 뜻을 같이 했기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후 ‘포괄적 협상’에 합의하고 곧 실무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과 제재완화 등 상응조치를 아우르는 협상안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 수준의 새로운 비핵화 협상 시나리오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전략을 선회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의 핵 동결과 미국 위협 중단이라도 담보 받는 쪽으로 목표치를 낮추는 것이 자신에 대한 지지율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판단한 듯싶다.

올 초 태영호 전 공사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결코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그는 북한에서 핵은 군사적으로뿐 아니라 북한 사회를 하나로 묶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정치적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현실성 없는 비핵화보다는 실질적인 핵동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핵 동결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담보하고 점진적으로 비핵화를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 미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전 수준의 비핵화를 요구하진 않을 듯싶다. 현재대로라면 북한은 원하는 대로 핵보유국 인정과 제재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그간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사회에 나서면서 얻게 된 국제적 위상은 덤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3차 북미정상 회담으로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 기류가 흐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늘 뒤통수 쳤던 북한을 생각해 안보태세 강화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평화무드가 좋은 것은 사실이나 지난 목선 사태와 같이 경계에 실패해 나라와 국민을 위기에 빠트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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