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사실상 3차 회담… 트럼프 “2~3주 내 실무협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깜짝 회담 이후 실무협상 재개를 선언했다. 북한이 비난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계속 협상팀을 이끌 예정이며, 2~3주 안에 북미 실무협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어제(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은 만남 자체도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몇 분 만에 그칠 것이라는 대화는 1시간 가까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북미 3차 정상회담을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문 대통령과 함께 곧장 판문점을 향했다. 양 정상은 비무장지대(DMZ)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한 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MDL)을 찾았다.

회담은 예정된 것이라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방문 SNS 트위터에 북한 측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면서 최종적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에서 남북 경계석을 가운데 두고 악수를 나눈 뒤 경계석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가 다시 남한 땅을 밟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이어 북미 양측은 문 대통령과 군사분계선을 앞에 두고 웃으며 3자 회동을 했다. 남북 분단 66년 만에 남북미 3자 회동이 이뤄진 역사적인 장면을 전 세계 언론은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북미회담을 가졌다. 짧은 만남을 예상했던 북미 양 정상은 1시간에 가깝게 대화를 나누며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미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각하(트럼프)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훌륭한 관계가 아니라면 아마 하루 만에 이런 상봉이 전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미회담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2차 정상회담 이후 4개월간 멈췄던 실무협상의 재가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북미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훌륭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주도로 앞으로 2∼3주 동안 실무적인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과연 회담이 가능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맹비난하며 교체를 요구했던 인물이지만 여전히 북미 협상의 전권을 쥘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실무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맡게 됐다.

김정은 위원장도 곧 새로운 협상팀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북한 측에서도 기존 대미 협상팀을 이끌던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판문점에 나와 얼굴을 비쳤다. 이들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위상이 올라간 것으로 보이며 외무성 인사를 중심으로 협상팀이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북한 측이 원하지 않던 인물들이 미국 측 실무협상자로 그대로 유지되면서 북미 정상 간 극적인 만남은 이뤄졌지만 북미 실무대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면서 “서두를 필요는 없다. 서두르면 항상 실패를 하게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언젠가 해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언젠가는 해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가한다. 협상을 진행하다보면 해제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