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지구촌이 하나 될 때 비극도 끝나리라
[천지일보 시론] 지구촌이 하나 될 때 비극도 끝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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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얼마 전 하나의 사진이 전 세계를 울렸다.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다 익사한 엘살바도르 부녀의 비극적인 모습은 2015년 9월 터키의 해안에서 익사한 상태로 발견돼 전 세계를 울렸던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당시 3살밖에 되지 않은 쿠르디의 사진은 시리아 난민과 관련한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이 일로 IS(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를 비롯해 이슬람 테러단체를 피하기 위해 나라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시리아 난민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되며, 난민을 받아들이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민에 대한 문제는 마치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만 같다.

아일란 쿠르디의 비극적인 사건 이후 두 달여 만인 2015년 11월, 터키 해안에서 또 다시 어린 시리아 난민 소녀의 시신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네 살 소녀 ‘세나’는 가족과 작은 돛단배에 몸을 실었다 전복사고로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세나는 터키 에게해에 위치한 한 섬의 바위 틈에서 발견됐다. 2015년에는 유독 난민들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이 많은 해로 기억된다. 물론 지금도 지구촌 어느 곳에선가는 자유를 위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생사를 넘나드는 이들이 있을 터다. 2015년 8월에는 오스트리아 동부 도로 위의 한 냉동트럭 화물칸에서 71구의 난민 시신이 발견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검문을 피하기 위해 냉동트럭을 타고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국경을 넘으려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을 더욱 씁쓸하게 만든 것은 돈을 받고 난민을 국경으로 실어다주던 난민 브로커가 이들이 질식해 사망하자 트럭을 갓길에 버리고 도주했다는 것이다. 삶을 위해 택했던 길이 이들에게는 죽음의 길이었던 것이다.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리비아에서 난민 700여명을 태우고 이탈리아로 향하던 선박이 지중해 해상에서 전복돼 대부분이 실종되거나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가 해군을 동원해 구조에 나섰으나 28명만을 구조하는 데 그쳤다. 

사진 한 장이 주는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이 그랬고 얼마 전 미국 텍사스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사망한 엘살바도르 부녀의 사진이 그렇다. 미국 국경에서 1㎞ 떨어진 멕시코 강변에서 엘살바도르 국적의 아빠와 23개월 된 딸의 시신이 강물에 얼굴을 묻은 채 발견된 사진은 너무도 비극적이었다. 물살에 휩쓸려 아이를 놓칠까 걱정된 아빠는 셔츠 안으로 아이를 넣어 감싸 안았고, 아이는 아빠 목에 가느다란 팔을 두른 채 강물을 건넜지만 야속하게도 강물은 이들 부녀를 삼켜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 모든 비극을 강 건너에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아이의 엄마. 이들 부녀가 발견된 리오그란데 강은 미국과 멕시코를 나누는 경계로 미국의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들의 주요 경로로 활용되지만 물살이 거센 탓에 사망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 멕시코 남동부 치아파스의 최대 난민 수용소인 페리아 메소아메리카나에서 수백 명의 난민이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용소 경비대와 경찰이 출동하는 등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철창 밖으로 손을 내밀며 도움을 요청하는 난민들의 사진은 또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물과 음식, 의약품 등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쥐와 바퀴벌레가 들끓는 등 위생상태도 최악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난민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물론 세상에는 난민 문제 외에도 비극적인 일들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기에 유독 난민 문제에만 관심을 갖고 다함께 살 길을 모색해보자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이해하고 포용하면 지금보다는 나아질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또한 이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모든 폭력과 분쟁과 전쟁은 지구촌이 하나가 돼야지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인류는 이제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평화를 원하고 있다. 문제는 권력을 잡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이들, 자신의 부의 창출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자유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의 이기심이다. 

진정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지도자라면 자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분쟁과 갈등, 폭력과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진정으로 신의 뜻을 따르는  종교지도자라면 그들 또한 종교로 인한 전쟁과 분쟁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더 이상은 생겨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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