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국가책임과 국가배상청구권
[인권칼럼] 국가책임과 국가배상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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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우리나라 헌법 제29조는 제1항에서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해 국가배상청구권을 청구권적 기본권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국가배상청구권은 위법한 국가작용에 의해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오늘날 지구상 대부분의 국가는 국민주권원리에 따라 모든 국가권력의 원천은 국민이다. 현행 헌법도 제1조 제2항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국가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여 국민주권원리와 함께 대의제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국가의 구성원이 국민이고 국가권력의 바탕에는 국민이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주어진 국가권력을 위법하게 행사하여 피해가 발생하면 국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가책임제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국가권력이 왕에게 있었던 근대 초기까지 국가는 절대적이었고, 국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왕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책임제도는 있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국가무책임주의는 근대 영미법의 법리였다. 국가작용을 행사하는 공무원은 국가로부터 적법한 행위만 위임을 받았기 때문에, 공무원이 위법하게 공무를 집행하는 것은 국가에 귀속될 수 없었다. 그래서 공무원의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한 배상문제는 주로 사법상의 문제가 되어 공무원에게 귀속되었다.

국가책임제도가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은 20세기에 들어오면서부터이다. 제1차 세계대전의 결과 독일의 절대군주제가 붕괴되었고,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보호에만 머무르지 않고 복지영역으로 그 역할을 확대하였다. 국가작용의 영역이 확대되면서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수행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도 커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 이상 공무원에게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면서 재정능력을 가진 국가가 책임을 지게 되는 국가책임제도가 확립되었다.

우리나라는 1948년 건국헌법에서부터 이미 국가배상청구권을 명문으로 규정하여 국가작용의 위법행위에 대한 피해배상을 위한 청구권을 인정하였다. 국가배상청구권은 공권력의 위법한 행사에 대하여 국가에게 책임을 묻는 권리구제제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재판청구권과 함께 헌법상의 권리구제를 위한 수단이다. 즉 권리침해가 발생하면 일차적으로 재판청구권을 통하여 구제를 받고 국가작용에 의하여 발생한 피해는 이차적으로 국가배상청구권을 통하여 구제를 받게 된다.

국가배상청구권은 원칙적으로 자연인과 법인을 불문하고 국민만 가지며, 외국인의 경우 상호보증주의에 따라 인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헌법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에 대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배상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배상법에는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에 대한 배상책임뿐만 아니라 공공시설 등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국가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은 국가배상청구권에 공무원의 불법행위만 요건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자는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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