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범죄피해자의 구조청구권
[인권칼럼] 범죄피해자의 구조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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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우리는 반인륜적·반사회적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국가에 대하여 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범죄예방대책을 보다 구체적으로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범죄자의 범죄행위의 예방과 그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범죄자의 인권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정작 범죄로 인하여 피해를 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못했다. 이는 피해자의 상황이나 심정을 헤아려 가능한 한 논의의 대상에서 배제한 것도 있지만, 범죄자나 범죄행위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피해자의 보호나 구조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범죄자를 강력하게 처벌함으로써 피해자가 정신적·심리적 안정과 함께 이를 보상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인 범죄자가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해도, 피해자가 그 자체만으로 배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가해자는 범죄행위에 대하여 당연히 부과되는 형벌을 받아 그 법적 책임을 지는 것이지만, 피해자는 오직 피해만 입고 상처만 남을 뿐이다. 그래서 피해자가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입었으나 가해자로부터 배상을 받지 못하고 생계가 어려운 경우 이를 구조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가 범죄피해자 구조제도이다.

1960년대 이미 미국,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이미 범죄피해자 구조제도를 도입하였다. 우리나라는 1987년 제9차 개정헌법에 이 제도가 청구권적 기본권으로 도입되었다. 현행 헌법 제30조는 타인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신체에 대한 피해를 받은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구조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여, 범죄피해자 구조청구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명문화하였다. 이 헌법 조항에 근거하여 1987년 11월 범죄피해자구조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률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하는 범죄행위로 인해 사망한 자의 유족이나 중장해를 당한 자를 구조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범죄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민사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제도나 형사배상명령제도를 이용해 가해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거나 가해자의 배상능력이 없는 경우에 이런 제도들은 실효성이 없다. 범죄피해자의 구조제도는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로 피해를 입었지만, 가해자로부터 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 생계유지가 어려운 국민을 위하여 만든 제도이다. 즉 이 제도는 국가의 기본권보장의무와 사회안전확보의무를 근거로 하고 있다.

범죄피해자 구조청구권이 성립하려면,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명과 신체에 피해가 발생해야 하고, 가해자에 의한 피해배상의 가능성이 없어야 하고 그로 인하여 생계유지가 곤란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범죄피해자 구조청구권은 다른 구조수단을 사용한 후 행사되기 때문에 보충적 성격을 갖는다. 범죄피해자 구조청구권은 피해구조에 있어서 발생한 피해를 어떻게 배상하고 원상회복을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범죄피해를 불문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그 배상은 원상회복이 원칙이다. 그런데 범죄피해로 인하여 피해자가 받는 권리침해는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이에 대해서는 국가의 특별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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