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요모조모] 황교안 대표가 백선엽을 찾은 이유는
[세상 요모조모] 황교안 대표가 백선엽을 찾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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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황교안 대표는 며칠 전 100세에 이른 고령의 백선엽씨를 찾았다. 찾은 이유가 무엇일까?

연합뉴스는 황대표가 백선엽씨에게 말한 내용을 전하고 있다. 그는 “북한군 창설에 기여하고 6.25 남침의 주범 가운데 한 명인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가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백 장군님이 우리 군을 지켰고, 오늘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이 명백한데 김원봉이라는 사람이 군의 뿌리가 된 것처럼 말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주어는 없지만 문대통령을 겨냥한 건 분명하다. 그의 말만 들으면 황 대표는 애국자고 문대통령은 인식능력을 상실한 ‘친북인사’다.

황 대표는 “6.25로 희생된 가족들에게 김원봉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될 장소에서 말을 잘못했다. 김원봉에 대한 실체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했다. 역시 주어가 없지만 문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약산 김원봉이 좌익이고 ‘6.25 남침 주범’임에도 대통령은 ‘아주 나쁜 김원봉’ 띄우기에 여념이 없다, 이렇게 말하고자 한 것이다.

문대통령은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했다. 이어서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됐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말하지 말아야 할 말을 문대통령이 했다고 말하는데 김원봉과 조선의용대와 관련해 잘못 말한 점은 전혀 없다.

김원봉은 자신은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됨에도 민족의 통합을 위해 좌우합작이라는 어려운 길을 걸었다. 위대한 행동이다. 김원봉이 이끄는 조선의용대의 상당수의 대원들이 한국광복군 1지대를 구성했다. 조선의용대가 합류함으로써 광복군은 실질적인 군대가 될 수 있었다. 현충일 추념사에서 문대통령이 강조한 건 이 같은 통합의 정신이다.

약산 김원봉과 의열단원들, 조선의용대원들은 풀뿌리 먹어가며 일본 제국주의를 구축할 조선군대를 만들기 위해 모든 걸 희생했다. 아프지만 자랑스러운 역사다. 현충원에서 문대통령은 자랑스런 독립운동 역사를 말했다. 냉전 논리에 갇힌 황 대표는 자랑스런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모든 걸 냉전적 시각에서 분단적 사고로 재단하기 때문에 광복군 창설에 공헌한 김원봉을 북한군 창설, 남침으로 연결하는 초현실적인 생각을 해 내게 되는 것이다.

황 대표는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대통령은 김원봉이 이끄는 조선의용대가 임시정부와 통합해서 광복군이 만들어졌고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이 해방 후 우리 군대의 뿌리가 됐다고 했다. 황 대표는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가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주어 없는 문장을 써서 법적인 책임은 피하면서 문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눈속임을 하고자 했다. 공당의 대표라는 사람이 국민의 눈을 현혹시키려 해서는 곤란하다.

황 대표는 김원봉이 “북한군 창설에 기여했고 6.25남침의 주범”이라고 했다. 김원봉이 월북하게 된 과정 자체가 분단의 소산이다. 친일파의 득세 때문에 이북으로 피신했다는 말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이북으로 가지 않았다면 여운형, 김구처럼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김원봉이 이북에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 분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회의가 들어 말하고 싶지 않지만 한마디만 하겠다.

북한군은 김원봉이 북행하기 훨씬 이전에 창설됐고 김원봉이 월북했을 때는 이미 탄탄한 기반이 만들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김원봉이 북한군 창설에 기여했다는 말은 신빙성이 떨어지고 한국전쟁을 반대했다는 증언이 있는 만큼 6.25남침 주범이라는 황대표의 말은 검증되지 않은 선동이라 할 수 있다.

한국당 사람들과 황교안 대표는 자신들이 ‘토착왜구’라고 비판받으면 펄쩍 뛴다. 이번에 황 대표가 백선엽을 찾아가는 걸 보고 이런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백선엽이 누구인가. ‘간도특설대’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간도 특설대가 어떤 덴가? 일제가 자신에게 충성하는 조선인들로 항일 독립군을 떼려 잡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독립운동가를 사살하고 잡아다가 고문해서 죽음에 이르게 한 조직이다.

백선엽은 보통 친일파가 아니고 일본 군대에 들어가 조선 독립군을 ‘떼려 잡은’ 뼛속까지 친일파다. 독립군을 토벌한 건 인정하면서도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하필 이런 인물을 찾아간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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