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요모조모] 패스트트랙 수사 외압과 이채익·이종배 의원
[세상 요모조모] 패스트트랙 수사 외압과 이채익·이종배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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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두 달 전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무더기로 고소·고발당했다. 경찰은 오랜 침묵을 깨고 지난달 27일 채이배 의원 감금 혐의가 있는 국회의원 4명에 대해 소환통보를 했다. 바로 다음 날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경찰청을 상대로 수사 현황 관련 정보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채익 의원은 지난달 28일 경찰청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고소·고발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하고 이종배 의원은 수사 계획, 수사 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요구하고 심지어 수사 대상자 명단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한국당 의원 58명이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소 고발되어 있는 상태라는 걸 생각할 때 매우 잘못된 행위이다. 공적으로 써야할 자료 요구권을 사익을 위한 도구로 썼다. 국회의원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다.

더욱이 이종배 의원은 채 의원 감금사건에 직접 가담했다가 고발당한 10명의 의원 가운데 1인이다. 고발당한 사람이 수사에 응할 생각은 안하고 수사 담당자들 이름과 연락처에다 조사 대상자 명단까지 요구했다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소환이 될 수도 있는 이들 두 의원이 자신과 자신의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수사 상황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겠다고 한 거다. 직권남용에 수사방해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수사 외압이라는 비판이 일자 이채익 의원은 어떻게 해서 ‘자료 요청한’ 정보가 유출되었나 하면서 경찰을 다그치고 있다. 이쯤 되면 ‘폭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수사 외압의 실태가 드러났으면 부끄러움을 알고 사과하는 시늉이라도 하는 게 도리일 텐데 ‘정상적인 국회 상임위 활동’이라고 우기거나 ‘일반인도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했다 하니 말문이 막힌다.

공당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정당이라면 이채익, 이종배 의원의 일탈과 탈법 행태에 대해 당 대표가 사과하고 엄정 조치해야 옳은 일이다. 만약 한국당이 여당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야당이 자신들처럼 국회선진화법을 무시하고 국회에서 드러눕고 자당의 의원을 감금하였다면 난리를 쳤을 것이다.

더욱이 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고소 고발된 사건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경찰청에 수사 진행 상황과 계획, 수사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조사 의원에 대한 정보를 달라고 했다면 야당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강력하게 징계하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아마도 국기문란 사범으로 몰지 않았을까 싶다.

두 달 전 한국당과 의원들이 선거법 등 일부 법률 개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저지하겠다면서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을 때 국민들은 셋으로 갈렸다. 한 쪽은 법률을 대놓고 무시하고 물리력을 행사하는 한국당을 비판하였고 다른 쪽은 민주당의 속 좁음과 고집이 파국을 불러왔다고 비판하였다. 또 다른 쪽은 정치권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면서 국회는 변한 게 하나도 없다고 혀를 끌끌 찼다.

한국당이나 민주당을 비판하는 쪽은 두 당 가운데 어느 한 당에 친화성을 가진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들은 특정 정당을 비판하긴 하지만 정치에 관심은 남아 있는 사람들이다. 양측 다 싸잡아 비판하는 사람들은 정치로부터 마음이 떠난 사람들이다.

정치에서 가장 무서운 건 무관심이다. 정치를 잘 몰라서 또는 정치가 낯설어 무관심한 사람도 있지만 정치가 혐오스러워 관심을 끊은 사람도 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겠다고 물리력을 행사해서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든 한국당과 의원들, 보좌관들이 정치를 혐오하게 만들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이다.

그제 국회 연설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주주의에 숨겨진 악은 다수의 횡포로, 지난 패스트트랙이 그 악의 탄생이었고 한국당은 저항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무책임한 발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감금은 있을 수 없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의원은 경찰서에 당장 나가라. 이종배 의원을 포함하여 채이배 의원 감금에 참여한 나머지 6명의 의원도 즉시 소환해야 한다.

지금까지 늑장을 부려 온 검찰이다. 검찰은 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된 의원들과 보좌관들을 신속히 그리고 엄정히 수사하라. 사법권 행사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된다. 왜 검찰은 국회의원 앞에만 서면 맨날 쪼그라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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