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삶] 우리 일상과 함께하는 생체시계 이야기 
[생명과 삶] 우리 일상과 함께하는 생체시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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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지구상의 생명체는 지구의 자전 운동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해가 뜨는 아침, 해가 지는 저녁 그리고 해가 진 밤으로 이어지는 하루 24시간 동안 일정한 간격으로 생물체에서 반복해서 일어나는 행동의 주기성은 일주기성(日週期性)이라고 한다. 일주기성의 가장 기본 요인은 빛(光)이고 온도와 습도가 그 다음이며, 생리적 요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동물의 활동은 낮과 밤을 구분해주는 태양광의 영향을 받는다. 동물들은 빛이 있으면 활발하게 활동하고 어두워지면 활동성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부엉이, 박쥐, 오소리, 들쥐처럼 빛이 있으면 활동성이 줄어들고 어두워져야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들도 있다. 

생명체 내부에 간직되어 일주기성 리듬을 조절해주는 생체시계(Bio-Clock)는 긴 시간을 거쳐 생물에 따라 다르게 진화해 나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생체시계는 심장 박동, 체온 변화, 호흡, 눈 깜박임 등과 같은 짧은 반응주기, 밤과 낮의 변화에 따라 반응하는 서캐디안 리듬(Circadian rhythm, 또는 일주기성 리듬)이라고 부르는 24시간 주기 그리고 여성의 생리와 같은 긴 주기로 구분이 된다. 

자연계에는 긴 리듬과 짧은 리듬이 공존하고 있지만 생물체에서 발현되는 바이오리듬(Biorhythm)은 하루 주기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생물체에 내재되어 시계처럼 바이오리듬을 주관하는 생체시계는 다양한 생리, 대사, 발생, 행동, 노화 등의 주기적 리듬을 담당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경우 뇌의 앞쪽에 있는 시상하부의 일부가 생체시계로 기능한다. 시상하부는 뇌하수체에 작용해 많은 종류의 호르몬 분비를 통해 체온과 혈압, 갈증, 성 충동, 공복, 방어반응 등을 조절해주며, 분노나 즐거움 같은 감정도 시상하부의 영향을 받는다. 

생체시계는 행동, 호르몬의 혈중농도, 수면, 체온, 대사와 같은 필수 기능을 조절해 준다. 그래서 외부환경과 체내의 생체시계가 일시적으로 불일치할 경우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실례로 시간대가 다른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할 때 겪는 시차증을 들 수 있다. 

식물에도 생체시계가 있는 것일까. 식물에서 일주기성으로 발현되는 광합성이나 아침에 피어나고 저녁에 움츠러드는 꽃들의 개화, 미모사나 클로버 등의 잎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침에 잎이 펴지고 저녁이 되면 접히는 수면운동 등은 생체시계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생체시계 연구는 노벨상과 연계되기도 했다. 2017년 미국의 제프리 홀(Jeffrey C. Hall]), 마이클 로스배시(Michael Rosbash) 그리고 마이클(Michael W. Young)은 생체시계의 작동 메커니즘을 밝힌 업적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그들은 초파리를 모델 생물로 하루의 일상적인 생체리듬을 제어하는 유전자를 분리해냈다. 그리고 생체시계를 구성하는 단백질들이 세포 내부에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생물학적 시계를 지배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생체시계가 인간을 포함한 다른 생물체에서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 기능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러한 생체시계의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 결과로 일주생물학(Circadian biology)이라는 연구 분야가 주목을 받고 있으며, 우리 일상의 건강과 웰빙에 관련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생체시계는 환경 변화에 대한 정확한 반응을 기반으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작용의 국면전환에 대응하도록 해준다. 우리 일상에서 다양한 생리 작용에 관여해 바이오리듬을 조절해주는 생체시계는 수면패턴, 섭식행위, 호르몬 분비, 혈압, 체온 조절 등에 관여하며, 우리 몸에 간직돼 있는 유전자 중 많은 유전자들도 생체시계에 의해 조절된다. 

일상의 생활방식과 바이오리듬이 계속해서 일치하지 않을 경우 다양한 질병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생체시계와 바이오리듬의 연관성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 일상에서 하루 동안 다양하게 나타나는 생리변화에 대해 잘 적응하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건강한 삶을 위해 적당한 운동, 균형 잡힌 식단, 독서와 대화 등을 통한 올바른 바이오리듬에 잘 맞추어 생활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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