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4차 산업혁명’과 ‘5G’가 우리 일상에 상식으로 다가와 회자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독일의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회장이 제창한 개념이다. 슈밥 회장은 인류의 미래가 디지털혁명인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바이오, 디지털, 물리학 영역이 연계된 기술융합의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열려 지금까지의 산업구조와 생활방식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5G 시대를 맞이하며 전문가들은 4G시대에 영상을 다운로드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보는 유튜브가 탄생한 것처럼 새로운 통신 서비스가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세대 통신(1G)은 음성만 주고받을 수 있었고, 2세대 통신(2G)은 음성통화에 문자메시지를 그리고 3세대 통신(3G)에서는 동영상 전송까지 가능해졌다. 4G(4세대 통신)에서는 LTE(Long term evolution)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스마트폰이 음성, 문자, 영상 데이터를 3G 시대보다 10배나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4G가 시대에 이어져 열리고 있는 5G(5세대 이동통신)에서는 자율주행차, 인공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분야가 서로 연결돼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서 생명을 다루는 바이오 분야에서는 생명공학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바이오닉스(Bionics)’가 대두되고 있다. ‘Bionics’는 생물학(Biology)과 전자공학(Electronics)의 합성어로 1958년 미국 NASA(국립항공우주국)의 잭 스틸(Jack E. Steele)이 처음 제창해 사용되기 시작한 개념이다. 
생체정보공학 또는 생체공학이라고도 불리는 바이오닉스는 생체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생명공학적 연구에서 얻은 지식에 정보기술을 응용하는 분야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나 기계들 중에는 생물체의 동작을 모방해 제작된 것이 많은데, 대표적인 실례로 새가 공중을 나는 메커니즘의 연구 결과를 이용해 제작된 비행기를 들 수 있다.   

생체 기능의 연구 결과를 모방해 사람처럼 동작하는 산업로봇의 개발도 바이오닉스의 응용 실례이다. 산업로봇은 사람의 능력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작업이나 직접 하기에 너무 힘이 많이 들거나 견디기 어려운 고열(高熱)에서의 작업 등을 무인화(無人化) 공정으로 전환해 산업현장의 안전과 노동력을 줄여나가는 역할을 대행해준다. 그러나 산업로봇을 이용한 무인 공장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적은 인력으로 더 빠르게 물건을 대량으로 생산해 소비자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지만, 그에 동반해 발생하는 일자리 감소가 때문에 사회적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2016년 7월 국제노동기구(ILO)는 생산 현장에 산업로봇의 도입이 시작되어 앞으로 20년간 아시아 근로자 1억 70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1차, 2차, 3차 산업혁명 때도 기계화와 디지털화로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며 그 논란은 불식된 바 있는 것처럼 4차 산업혁명에서도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닉스의 발달로 바이오·의료 분야가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지털 분야의 핵심 기반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정보기술이 바이오닉스를 기반으로 하는 의학 분야와 융합되면 맞춤형 정밀의료가 발달해 새로운 건강 시스템인 헬스케어(Health care)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닉스의 연구가 활성화되며 인공장기, 인공의수, 의족 등과 함께 몸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인체반도체와 인체네트워크가 개발되고 있다. 그와 함께 인슐린, 골수, 척수, 재생세포 등의 인공적 생산 공급 시스템의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오닉스는 의료기술을 넘어 정신건강 분야에도 도전하고 있는데, 기억의 편집을 통해 정신치료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 접하는 학습 내용을 단시간 습득할 수 있는 방안 마련 등이 그 실례이다. 

앞으로 인류가 진정으로 행복한 터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들이 ‘4차 산업혁명’과 ‘5G’와 더불어 ‘바이오닉스’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고,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새로운 산업혁명에 적응해나가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 ‘바이오닉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의 희망으로 피어오를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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