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 언론정보연구소장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인기가 팝 원조 그룹 비틀즈를 넘어설 정도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1960~70년대 비틀즈를 좋아하고 열광했던 60대 이상의 시니어 세대들은 BTS의 인기가 이 정도로 뜨거울 줄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 지역, 인종, 종교를 넘어서 상상하는 것 이상의 열풍으로 세계 대중음악계를 뒤덮고 있다.

BTS는 지난 15일 미국TV CBS 심야 인기토크쇼인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The Late Show With Stephen Colbert)’에서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무대를 선보였다. 스티븐 콜베어 쇼는 이날 방탄소년단의 출연에 앞서 스페셜 예고 영상을 먼저 공개했다. 영상에서 스티븐 콜베어는 비틀즈가 미국에서 첫 출연한 TV 프로그램인 ‘에드 설리번 쇼’의 에드 설리번으로 분장해 방탄소년단과 함께 등장했다. 방탄소년단은 비틀즈가 미국에 처음 소개된 1964년 TV 데뷔 당시를 재현한 블랙 앤 화이트 양복 복장과 함께 비틀즈의 히트곡이자 자기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틀즈의 대표적인 명곡 ‘헤이 주드(Hey Jude)’를 선보였다. 무대 배경의 드럼에는 ‘BESTLES’라는 문구와 비슷한 글씨체의 ‘BTS’가 절묘하게 새겨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회자 스티븐 콜베어는 방탄소년단을 비틀즈 이후 반백년만에 등장한 최대의 세계적인 인기그룹이라고 소개하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돌풍을 ‘BTS 매니아(BTS Mania)’로 설명했다. 스티븐 콜베어는 본 방송에서 방탄소년단을 비틀즈 이후 1년 안에 3개의 앨범이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첫 그룹이며 전 세계적인 음악 현상이자 글로벌 슈퍼 그룹이라고 강조했다. BTS는 이 방송 덕분에 비틀즈 상설 전시관인 비틀즈 스토리로부터 공식 초청을 받아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소식이다.

1960년대 비틀즈 열풍은 세계인들이 국경을 넘어 대중 스타를 우상으로 떠받든 세계사적으로 처음 있는 현상이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 영국에서 노예무역으로 번창한 항구도시 리버풀 출신으로서 팝음악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것은 아주 흥미 있는 일이었다. 비틀즈의 인기는 아직까지도 신화적인 일로 기억되고 있는데, BTS가 전설적인 비틀즈를 압도하는 인기를 누린다고 하니 대단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BTS가 대중음악으로 팝 본고장인 영국의 비틀즈를 버금가는 명성을 얻었다면 프리미어리그서 활약하는 손흥민은 축구의 발상지 영국에서 정상급 반열에 오르며 한국 스포츠 사상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세계 각국의 내로라 하는 대표선수들이 모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은 진가를 톡톡히 발휘했다. 2015년부터 토트넘의 공격수로 뛰는 손흥민은 올해 토트넘 클럽 역사상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는데 기여하며 병역특례혜택을 받은 손흥민은 올해 최대 고비였던 강호 맨체스터 시티와의 8강 2경기서 3골을 몰아치며 팀 주포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를 밟게 된 손흥민의 상대는 묘하게도 비틀즈의 고향인 리버풀팀이라 흥미롭다. BTS가 비틀즈의 음악을 배우며 새로운 영역을 펼쳐나갔던 것처럼 일찍이 유럽무대로 진출,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쳐 현대 축구의 발상지 영국에서 본격적으로 한국 선수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큰 의미를 부여할만하다. 선배 박지성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이후 네덜란드로 갔다가 맨체스터에서 자리잡으며 활약했던 때와 비교해도 결코 손색없는 내용이라는 평가이다.

영국의 자존심은 비틀즈로 대표되는 팝음악과 축구라고 할 수 있다. BTS는 비틀즈의 명성을 넘어설 기세이고, 손흥민은 오는 6월 1일 리버풀과의 역사적인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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