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혼탁하다. 무엇인가 아주 많이 섞여있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란 말처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일 뿐 진리와 정의는 찾아 볼 수 없다. 왜 이럴까. 하지만 세상은 이 같은 현실에 대한 인식 없이 그저 무감각할 따름이다. 

세상이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갈 길을 알리고 지시하는 생각 즉, 영성(靈性)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종교가 살아야 내 자신이 살고 이웃이 살고 사회가 살고 나라가 살고 인류가 산다는 말이 있다. 흔히 인간을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한다. 이 말은 창조주가 지으신 우주 만물 가운데 인간만이 유일한 창조주의 모양과 형상을 닮았고, 또 창조주의 생각 즉, 영성이라는 유전자를 받았기 때문에 붙여지는 이름이다. 

하지만 인간만이 받아 누리던 그 영성은 사람을 떠나고 말았으니 자업자득이다. 다시말해 사람의 욕심과 부패로 창조주는 사람을 떠나가니 어쩌면 만물 가운데 가장 불쌍한 신세가 사람인지도 모른다.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가리니 그 속에서 네가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고 하신 것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꼴이며, 더 이상 만물의 영장이 아니며 미물만도 못하다는 의미가 된다.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는 증거는 이렇다. 지진이 나고 쓰나미가 밀려와도 보잘 것 없는 미물들은 미리 재앙과 죽음을 감지하고 몇 달 전부터 살 곳을 찾아 이동을 시작하며 자기 목숨을 부지한다. 하지만 인생은 속절없이 그 자리에서 다 죽고 만다. 이 보다 더 미련한 만물은 지구상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 인생들만 모르고 있으니 이보다 더 불쌍한 존재가 또 있겠는가.

그러나 사람을 떠나가신 창조주는 다시 사람에게 오실 것을 알리고 약속하고 있으니 곧 종교(religion)다. 그래서 이 종교는 약속의 종교라 하는 것이다. 창조주는 우리가 흔히 일컫는 하나님이며, 그 하나님은 생명의 근본이시니, 창조주 하나님이 떠나가신 것은 곧 생명이 떠나간 것이며 나아가 영성이 떠나간 것이다. 종교를 ‘religion(다시 연결하다)’이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연결하다’는 의미를 가진 종교는 떠나가신 하나님이 다시 우리 사람들과 하나 될 것을 약속하셨고, 하나님이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우리에겐 영원한 생명이 다시 찾아온다는 얘기가 된다. 

구약(舊約)과 신약(新約)이라고 하는 경서는 신과 약속한 신서(神書)이며 나아가 언약서(言約書)다. 하나님과 사람과의 관계는 아주 특별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죄를 짓고 실낙원이 되고 만 지구촌은 창조주가 다시 드실 유일한 공간이다. 이는 우리 인간들이 사는 곳이며, 하나님이 다시 드실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은 바로 우리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인 바울은 자기의 서신을 통해 “너희가 하나님의 밭이요 집이요 성전인 줄 알지 못하느뇨”라고 까지 했다. 하나님의 신 즉, 마음과 생각과 정신은 본질상 오직 사람에게만 오실 수 있고 사람과만이 함께 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신 분이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사실은 하나님이 다시 드실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조건이다. 하나님은 긴긴 세월 일해 온 사연인즉 인생이 창조주 하나님을 모실 수 있는 조건을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기를 원하셨던 것이다. 본디 약속이란 한 번이면 족하다. 그런데 왜 경서에는 두 번의 약속이 기록돼 있는가. 첫 언약이라고 하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며, 역시 사도바울은 “첫 언약이 무흠하였다면 둘째 것을 요구할 일이 없다”고 했다. ‘흠’ 즉, 첫 언약의 백성이 언약을 어기는 일이 생기므로 다시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을 택해 다시 언약하고 언약한 백성들이 지킬 것을 알려왔으니 바로 신약 곧 새언약이다. 이 새언약이 지켜졌을 때 언약을 지킨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약속대로 오시게 되며, 언약이 지켜지므로 또 다른 언약은 성경 어디를 봐도 없다. 

이는 인간의 죄로 긴긴 세월 죄악세상이 된 지구촌을 떠나가 계셨던 창조주신 하나님은 비로소 사람에게 찾아오신 것이며, 지극히 위대하신 창조주 하나님이 우리 인생들과 함께 하시니 지구촌은 죽음이 왕 노릇 해 왔지만 이젠 생명이 찾아와 생명이 왕 노릇 하게 되는 것이며, 이는 미물보다 못한 인생들이 비로소 영성을 회복하게 되고 만물을 다스리는 ‘만물의 영장’이 되는 것이다.

갈라질 대로 갈라진 지구촌, 진리와 정의와 진실이 사라진 지구촌, 생명대신 죽음이 왕 노릇하던 지구촌은 이제 창조주 하나님 즉, 진리 안에서 모든 것이 하나로 통일되며 창조주 하나님이 친히 통치하시게 된다.

다시는 이현령비현령이 없고 혼탁하지도 않으며 인생들은 방황하지도 않으며 오직 진리와 정의만이 넘실대며 만물이 회복되는 새 시대가 찾아오는 것이다. 격암 남사고 선생은 이를 일컬어 송구영신 호시절 만물고대 신천운이라 했던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