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이라는 기나긴 날이 지나서야 일제 식민치하에서 벗어났지만, 또 다른 열강들에 의해 이 한반도는 다시 동족상잔이라는 기막힌 비극을 맞이해야 했다. 동족상잔의 비극은 우리로 하여금 남과 북이라는 분명한 이분법적 사고를 탄생시켰고, 이는 조금만 생각이 다르고 이상하면 ‘빨갱이’로 몰았고, 나아가 연좌제까지 등장함으로써 우리는 모순된 사상의 늪에 빠져 사상과 이념의 노예로 긴긴 세월 살아올 수밖에 없었으니 속박은 이어져 왔고 진정한 광복은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분명 헌법으로는 사상과 양심과 표현의 자유가 명시돼 있지만, 명문화된 실정법보다 더 상위 개념의 불문율이 돼 우리를 지배해 왔다. 남북 분단, 두 개의 사상, 이 둘은 늘 ‘적’이라는 개념 하에 심각하게 부딪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해서 비극에 대한 책임과 참회의 눈물이 전제되지 않는 한 동족의 가슴을 향해 총부리로 불을 뿜었던 세력 안에 들어가서도 안 되며 하나 될 수도 없다. 

그리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사상과 양심과 표현의 발로인 종교의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남쪽에서 사상의 자유가 있어야 하듯, 북쪽에선 사상의 자유는 물론 종교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사상과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것은 생각과 사상이 멈춘 상태 즉, 살아 있다 하나 실상은 죽어 있는 상태며 속박의 상태니 아직 우리에겐 광복이 남아있다.

이렇게 분단된 한반도는 지구촌의 배꼽이며 한편으론 폭풍의 눈이다. 그래서일까.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세 즉,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희생양이 된 이 한반도는 현재까지 외세의 간섭에 주체성을 잃은 채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북한 핵! 해결의 실마리며 나아가 해결의 끝이다. 주체성을 가지고 강대국들의 개입 없이 남북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만약 북한에 핵이 없다면 남쪽이 미국과 손을 잡고 외세를 한반도에 끌어드릴 이유가 없다. 다시말해 북한 핵이 있는 한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필수일 수밖에 없으니, 한미동맹과 미군주둔의 명분은 바로 북한 핵이다.

그렇다면 이 북한 핵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그 어떤 방법으로든 사람의 생각과 계획으로는 안 되며, 지금까지의 역사와 방법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이 북한 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주권국가로서의 한반도의 외세 개입 없는 자주적 평화통일이다. 남과 북이 대결국면에서 평화통일이 이뤄진다면 북한의 언저리에서 어슬렁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은 사라지거나 미미해 질 것이며, 마찬가지로 남한의 언저리에서 어슬렁거리는 하마와 같은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 역시 미미하거나 사라질 것이다. 

어쩌면 지금까지 한반도의 남북분단은 이 열강들의 놀이터가 되고 먹잇감이 돼 왔던 셈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이 같은 제반 복잡한 상황들을 일거에 해소시킬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법을 손에 쥔 당사자들이면서 왜 세월을 소모하며 방황하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가. 그 방법은 바로 그냥 평화통일이 아닌 외세 개입 없는 ‘자주적 평화통일’이다. 

자기 한 사람 마음 비우고 아집과 고집과 욕심 버리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나아가 세계평화가 이루어질 텐데 왜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가. 

남과 북의 지도자들에게 묻고 싶다. 갈라진 반쪽나라의 지도자가 나은가 아니면 통일된 온 쪽 나라 지도자가 나은가. 말해보라. 

1960년 김일성식 고려연방제가 아닌 남북이 합리적이며 실효성 있는 연방제를 의논 채택  함으로써 1국가 2체재부터 시작하는 통일방안도 모색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갈라진 나라, 하나로 합치지 못한다면 우리 민족은 지구촌에서 가장 불행한 나라요 백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자랑할 것도 없다. 물론 경험하지 않은 일이 두려울 수도 있겠으나 민족의 미래와 인류세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 양쪽 지도자는 물론 국민들까지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위대하고 통 큰 결단이 요구되는 때다. 그 누구도 용기가 없어 못한다면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주관해 갈 수도 있으니 방해하지만 않으면 된다. 

평화, 이 평화와 통일만큼은 하늘의 뜻이기에 이 세상 지도자보다는 하늘이 정한 지도자가 하늘의 방법으로 자주적 평화통일을 이루어간다면 우리의 소원은 분명 부지불식간에 현실로 우리 앞에 홀연히 다가와 있을 것이다. 귀담아 듣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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