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모춘(暮春)이라 청명(淸明) 곡우(穀雨) 절기로다.” 이는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3월령이다. 모춘은 늦은 봄이며, 청명은 24절기의 하나로 춘분과 곡우사이로 4월 5일경이며, 곡우는 24절기의 여섯째로 봄의 마지막 절기며 봄비가 내려 온갖 곡식이 윤택하여진다는 뜻이다. 이러한 절기의 때는 양력 4월로서 지금의 때를 노래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시골풍경이 새록새록 살아나며 밭에 나가 씨를 뿌리던 동네 어른들의 모습들이 오버랩 된다. 경작하는 농부는 이른 아침 밭에 나가 씨를 뿌리기 위해 묵은 밭을 갈아엎고 돌을 제하며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 

경(經)에는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전3;1)”라고 했으니, 농부가 이른 아침 밭에 나가 씨를 뿌리는 데는 분명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선 기한 즉, 씨를 뿌리는 때가 있고 추수하는 때가 있을 것이니 ‘만고의 이치’가 아니겠는가. 

이치가 그러하듯이, 정작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다른 데 있다. 세상의 농사도 중요하지만 우주 만물을 지으시고 경작하시고 운행하시는 창조주의 섭리를 깨달아 그분의 뜻에 따라야 하는 일이다. 그것은 바로 천농(天農) 즉, 하늘 농사다. 

창조주 하나님은 농부요 밭을 가는 소는 하늘의 뜻을 받들어 일하는 일꾼(사명자, 신앙인)이며, 밭은 사람의 마음이다. 세상의 농부가 씨를 뿌리기 전 소를 통해 밭을 갈아엎듯이, 천농이란 창조주께서 ‘천우경전(天牛耕田)’ 즉, 우매하고 낡은 사상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 밭을 영적 소(하늘의 소)를 통해 갈아엎고 세상의 씨(비진리)가 아닌 하늘의 씨(진리)를 뿌리고 긴긴 세월 추수 때인 오늘날 이 한 때를 기다려 온 것이다. 

이에 대해 명종 때 유학자 격암 남사고 선생은 “천도경전(天道耕田)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 했으니, 어디선가 하늘의 추수가 시작되고 하늘의 도(道)가 전해지는 지상낙원이 이 땅 이 강산 위에 나타날 것을 미리 예고해 놨으니, 그 곳은 “태고이후(太古以後) 초락도(初樂道) 사말생초(死末生初) 신천지(新天地)”라 했으며, 세상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가장 즐거운 하늘의 도(진리)가 나오고 죽음이 끝나고 생명이 처음 시작되는 곳 ‘새 하늘 새 땅’이라 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목적이 있다 했듯이, 씨를 뿌린 목적은 결실하기 위함이며, 그 결실하는 때 즉, 추수의 때가 역경(易經, 주역)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대 육십갑자(大 六十甲子) 즉, 1984년 3월 14일 ‘우주의 일주 해’를 지나면서 이 땅 이 강산 위에서부터 시작 되고 있다면 몇이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추수 때 거둬들여야 할 곡식은 무엇인가. 또 경(經)에는 “그가 그 조물 중에 우리로 첫 열매되게 하시려고 자기의 뜻을 좇아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았도다(약1;18).”라고 하시니, 추수 때 거둬들일 곡식은 바로 세상의 곡물이 아닌 ‘우리’라고 하는 사람이며, 예수님의 12제자 중 하나인 고기 잡던 베드로를 택할 때에도 고기 대신 “사람을 잡는 어부가 되리라(마4;19)”고 했다면 들을 귀가 있는 자는 분명 들어 먹을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뜻글자인 ‘추수(秋收)’라는 한자를 파자해 보자. ‘곡물 화(禾)자’와 ‘불 화(火)자’가 합쳐 ‘가을 추(秋)’가 됐고, ‘거둘 수(收)’라 했다면, 세상의 추수 때 곡식은 거둬 곡간으로 들이고, 가라지는 자기 밭에 남아 단에 묶여 불사름(火) 당하는 세상추수의 이치와 같이, 지상 만민 중에 섭리 가운데 있게 될 영적추수 즉, ‘선과 악’을 가르는 하늘의 역사가 오늘날 이 시대 이 강산 위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농가월령가를 통해 수고스러움도 있지만 때로는 낭만적인 세상의 농사철을 떠올려 봤고, 또 한편으로는 지금 세상은 꽃비가 내리는 아름다운 봄날이지만 실상은 영적 추수의 그 끝자락의 기로에 서 있으며, 복(福)과 화(火)를 눈앞에 둔 엄중한 추수의 한 복판에 서 있다면 얼마나 믿어줄까. 오호 애재라. 어디선가 추수하는 기쁨으로 농부의 어깨춤과 흥겨운 노랫가락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듣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추수의 대열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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