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MS의 공존전략
[IT 이야기] MS의 공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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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MS(마이크로소프트)가 2018년 연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무려 955조원으로 이제 1조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2019년 정부예산이 약 470조원이므로, 미국의 불과 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우리나라 일년 치 정부예산의 약 2배가량이 된다는 말인데, 이를 통해 초 거대국인 미국의 위상과 자본 집적의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MS는 그동안 애플, 아마존에게 밀렸던 자존심을 16년 만에 되찾아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독일의 대표기업인 지멘스의 케저회장은 2016년 제주에서 개최된 기업경영 포럼에서 “50년 전 미국 500대 기업의 수명은 60년이었지만, 지금은 16년으로 줄었다. 이는 새로운 환경에서 혁신을 통해 적응하지 않으면 기업은 그 규모와 상관없이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했다. 이는 기업의 성장과 몰락은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와 선택 방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한번 뒤처진 기업이 다시 회생해 업계의 대표 자리를 다시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인식이며, 실제 그런 현상은 전 세계 여러 기업들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보편적 인식을 깨뜨리고 MS는 무려 16년 만에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다시 우뚝 선 것이다. 현재 세계 IT업계를 대표하는 소위 ‘FAANG’, 즉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쟁쟁한 5개 업체를 제치고 다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이유를 분석해 보면, 우리나라 IT업계가 장기적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방향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MS는 글로벌 컴퓨팅 OS(Operating System; 운영체제)시장의 약 90%를 장악했던 절대 강자였다. IT기기 대부분에서 MS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다 보니 이 운영체제에 조금이라도 보안상 문제가 발생하면 전 세계적인 혼란이 발생했으며, 그 때 마다 한시적인 보안패치팩 설정으로 모면했을 만큼 MS의 영향력은 매우 컸다. 그러나 삼성, 애플, 구글 등에 의한 모바일 혁명은 그 동안 고정형 PC시장에 한정돼 있던 MS의 영향력을 약화시켰으며, 동시에 MS회사 자체내의 경영 악화로 이어졌다. 바로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MS가 취한 전략이 바로 IT분야 상대업체와의 공존 전략이었다. 

MS가 전 세계 OS시장을 점령할 당시, MS가 취했던 전략은 자신들만의 ‘순혈 엘리트주의’ 였다. 즉 자신들의 기술이 세계 최고이며, 모든 기술은 자신들이 주도해야 하고, 자신들의 승인 없이 시행되는 기술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고한 엘리트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그러나 2014년 새롭게 CEO로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는 이러한 배타적 마인드를 과감히 제거하고, 경쟁사와의 전면전 대신에 유연한 네트워킹을 통한 공존전략을 취했다.

2016년에는 “MS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OS시장의 전통적 라이벌과의 경쟁보다는, 오히려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등 그 동안의 순혈 배타적 엘리트주의를 벗어버리고, 협력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추구했던 것이다. MS가 자신들이 주도했던 윈도우 시장을 탈피해 새롭게 시작한 클라우드 서비스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 리눅스 관련 오픈소스를 지원해 모바일 오픈소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했으며, 애플 아이폰, 구글 안드로이드폰에 모두 사용 가능하도록 오피스앱도 개발했고, 한편으로 아마존과 손을 잡고 클라우드 공동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오히려 자신들에게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MS가 독점 비즈니스 관행을 벗어 던지고, 상생을 꾀하면서 재도약의 날개를 달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IT업계는 상호협력보다는 자력을 통한 생존을 추구하고 있다. 경쟁사는 그렇다 쳐도 상생이 필수적인 하청기업, 중소기업들에 대해서도 폐쇄적, 수직적 형태의 제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혁신을 통한 생존은 단일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식과 기술의 공유, 아이디어의 융합을 통한 혁신만이 바로 위 MS사례처럼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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