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기술경영학 박사

 

공유경제 서비스는 불특정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거래를 하는 방식을 말한다. 재화나 공간, 경험과 재능을 다수의 개인이 협업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누어 쓰는 온라인 기반의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일컫는다. IT기반하에 개방화된 현 세대에 맞추어 출현한 독점과 경쟁이 아닌 공유와 협동의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다.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이름은 2008년 하버드대학의 로렌스 레식교수가 명명했으며, 이 명칭이 널리 알려진 것은 미국의 차량 공유서비스인 우버(Uber)와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Airbnb)에 의해서였다.

2009년 2만건의 숙박중개를 시작으로 출발한 에어비앤비는 현재 그 100배 가량인 200만건 이상의 중개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0년 3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는 현재 70여개국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시장가치가 무려 1200억달러에 달해 완성차업체인 GM과 포드 각각의 주식 시가총액인 540억달러, 340억달러를 훨씬 뛰어 넘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조만간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으로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IT기반 산업의 잠재력 및 성장성에 대한 위력을 새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공유경제 서비스의 기반은 바로 데이터이다. 다수의 공급자와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상황과 내용, 그리고 결과 등 모든 정보는 데이터로 축적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플랫폼의 크기가 커질수록 데이터는 이른 바 대수의 법칙에 따라 특정기업이나 특정 소비자만의 데이터가 아닌 불특정 다수, 즉 이용자 모두를 대표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데이터로 변모하게 된다. 적은 규모나 소수로는 불확실하나 대규모 다수로 관찰하게 되면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것으로, 바로 이것이 데이터의 중요성이며, 이를 활용한 산업의 생성 기반이 되는 것이다. 

데이터 공유경제의 주요 성공사례 중 하나로 중국의 우버라고 불리는 차량공유 서비스인 ‘디디추싱’을 들 수 있다. 디디추싱은 매일 중국 전체에서 2100만명이 넘는 기사나 차주들이 2500만~3000만건의 주행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00TB -테라바이트; 1테라바이트는 영화 670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임- 의 데이터가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한 교통정보 데이터를 ‘스마트신호등 시스템’으로 활용해서 중국 대도시 교통난 해소에 활용하고 있다. 디디추싱이 축적한 차량운행 데이터를 분석해, 교통량에 따라 신호를 유동적으로 바꾸어주는 스마트신호 시스템을 사용해 교통체증 개선을 시도한 것인데, 실제 난징, 선전, 우한 등에서는 기존보다 약 20%가량 체증이 개선됐다고 보고되고 있다.

유사한 사례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최초 서비스를 시작한 자전거공유경제 서비스인 라임(Lime)을 들 수 있다. 자전거 대여료 과금을 위해 대여 자전거에 부착된 GPS를 이용해 실시간 위치, 사용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는데, 인디애나주 사우스밴드시에서는 라임이 축적한 운행자료 등의 데이터를 받아 자전거 주차장 신설 및 도로정비, 여행명소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Wework)는 사무실 빈 공간을 임대하는 차원을 넘어, 사무실내 환경을 조사해 축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기업들의 사무실 운영관리 서비스 및 최적공간 컨설팅을 제공하는 ‘Powered By We’ 사업을 올해 초부터 적극 시행하고 있다. 

사업 런칭시 시작한 데이터 활용 개념이 점점 확장되고 세분화, 정교화되고 있는 추세로 볼 수 있다. 과거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런칭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요소가 자본이나 인력이었다면, IT기반의 현 세대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이에 기반한 신 사업을 추구하는 시대가 도래됐다. 물론 이에 따른 개인의 정보 및 활동이 모두 기록된 공유경제용 데이터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보안은 매우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데이터 공유경제는 앞으로도 상당한 성장 모멘텀을 가지고 있으며, 젊은 세대가 ‘헬조선’이 아닌 ‘해피조선’을 만들어 가는데 필요한 많은 기회와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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