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마이크로닷 부모의 이중 행동, 때가 너무 늦었다
[컬처세상] 마이크로닷 부모의 이중 행동, 때가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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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20년 전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빌린 뒤 해외로 도피한 의혹을 안고 잠적했던 유명 래퍼 마이크로닷(마닷)의 부모가 인천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지난 1997년 5월 제천 송학면에서 친척, 동네 이웃 등 지인 10여명에게 수억원을 빌린 뒤 해외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가 경찰에 신씨 부부를 사기 혐의로 신고했지만 이미 계획적으로 뉴질랜드로 출국한 부부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그들을 잡지 못한 건 당시 경찰의 무능이었을지 모른다.

제천 축산 농가 피해자들의 뇌리 속에 거의 묻힐 뻔한 이 사건은 신씨 부부의 행방을 찾지 못해 기소중지했다가 지난해에서야 피해자들이 방송에 출연한 이들 부부의 사기 행각을 고발하면서 재수사에 나섰다. 오랜 기간 마닷의 부모는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그로부터 20년 뒤 뉴질랜드에서 성공한 식당 사업가로 뉴질랜드 교민사회에 이름을 알리고 큰돈을 벌기도 했다.

신씨 부부는 사랑하는 아들이 더 이상 한국에서 래퍼 및 방송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 더욱더 쪼여오는 인터폴의 수사망으로 인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여기서 체크해야 할 부분은 유명 연예인이라고 해서 그들의 부모나 형제의 범죄행위에 대해 더불어 책임과 비난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가라는 점이다.

그러나 최소한 자신의 부모와 형제의 이야기라면, 정중히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팬들은 기대한다. 특히 자신이 힘들었던 뉴질랜드의 어린 시절 모습을 지속적으로 이미지메이킹 한 마닷의 지금 모습은 그저 배신감과 분노만 가득 찰 뿐이다. 마이크로닷은 가사에서 ‘작년에 10억의 매출을 확 넘겼네’라는 자랑을 적나라하게 공개했고 부모를 위해 뉴질랜드에 19억원 상당의 2층 단독주택을 구입했다는 이야기까지 강조했다.

가장 문제는 마닷이 자신의 SNS에서 이번 사기 사건과 관련된 댓글 등을 차단한 점을 근거로 부모의 사기행각을 자신의 형인 산체스로부터 들었거나 이미 인지하고 있던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있다.

마닷의 부모는 20년 전 부자들에게 사기를 친 것이 아니라 힘없고 돈 없는 축산 농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큰 상처를 안겼고 반성 없이 도망치다가 불명예 귀국을 한 상황이라 팬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아들로서 책임을 지겠다던 마닷은 피해자들에게 사과는커녕, 잠적하며 꼬리를 감췄다.

지금 마닷의 행동은 다시 연예계 복귀를 포기하는 케이스로 보인다. 향후 한국에서 연예계 복귀를 희망한다면, 낮은 자세로 팬들과 소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모르쇠’로 일관하고 잠적하는 모양새는 이미지에 큰 부정적 타격을 안기고 있다. 이미지를 다시 회복할지, 아니면 계속 잠적할지는 본인이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중요한 것은 연예인의 잘잘못이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면서 건강한 래퍼, 쿨한 래퍼로 이미지를 만들었던 마이크로닷은 자신의 부모가 했듯이, 쿨하지 못한 행동으로 지금의 위기를 피하려고만 하고 있다. 연예인이라면, 공인이라면 더욱 책임질 수 있는 자세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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