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사교육비 증가 원인은 복잡한 입시제도 탓이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사교육비 증가 원인은 복잡한 입시제도 탓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병용 칼럼니스트

 

교육부가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교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9만원으로 6년 연속 증가해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국영수 한 과목 과외만 받아도 30만원 이상인데 평균이 29만원이란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사교육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해 평균 낸 금액일 듯하다. 혁신학교 확대, 대입전형 간소화,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등 공교육 혁신을 내걸었지만 오히려 공교육 불신을 초래해 사교육을 맹신하게 만들어 사교육비 증가를 불러왔다.

학부모들이 학습상담(입시 컨설팅)에 지출한 총액은 616억원으로 2017년 대비 28% 급증했다. 연간 총액은 고등학생 324억원, 초등학생 166억원, 중학생 127억원 순으로, 초등학생의 연간 총액이 전년 대비 43% 폭증했다. 1자녀 가구가 늘어나 조기교육 열풍이 심화되며 부모들의 과도한 경쟁을 하는 이유도 있지만 컨설팅을 받지 않으면 불안한 수시•학종 입시제도가 한몫 거들어 컨설팅 비용이 증가했다.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내신과 수능, 비교과 영역까지 학생 혼자서 준비하기는 무리인 학종 제도를 손보지 않는 한 계속 증가할 것이다.

교사들도 수행평가, 봉사, 동아리, 창체 등의 기본 활동을 잘 챙겨 내신 등급을 잘 받은 다음 컨설팅을 통해 합격할 수 있는 대학, 학과를 잘 결정하라고 권유한다. 교사들은 수업과 학교 업무를 병행하며 사명감과 책임감만으로 학종의 복잡한 전형 방법을 모두 꿰뚫기란 정말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 결국 대학입시 한 가지만 연구하는 사교육 컨설팅 업체의 전문성을 키워주는 꼴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입시제도가 존재하는 한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는 부모는 줄지 않는다.

혁신학교, 자유학년제 등 학생들을 공부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정책부터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시험을 보지 않는 정책과 중학교 1학년에 시험을 없앤 자유학년제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 공부에 대한 자녀의 소질을 모르고 무조건 학원으로 뺑뺑이 돌리니 아이들만 불쌍하다. 어차피 대학입시에서는 실력으로 경쟁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공부를 가르치지 않으니 불안한 학부모들은 사교육 시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학교 방과 후 교실, 수준별 수업 등 학업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부터 보완해야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

필자도 오래전 중등학원 강사를 했던 적이 있다. 학원을 다니는 학생 중에 공부를 하기 위해 오는 학생은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부모의 강요에 못 이겨 멍하니 앉아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반복적인 문제풀이로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맞추도록 훈련시킨다. 동일한 문제를 반복해 출제해도 맞힐 의욕조차 없이 매번 틀리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무의미하게 시간만 때우다 쉬는 시간에 몰려 나가 군것질하고 노는 현실을 부모들이 알아야 한다.

사교육 없이 학교수업과 독학으로 공부해서 전교 1등을 하는 학생을 본 게 20여년 전이다. 지금의 평가 제도와 입시제도 하에서는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전설이 돼 버렸다. 학원이 보충의 의미를 가지기 보다는 오히려 학교 보다 더 신뢰하는 교육기관이 되게 만든 기형적인 수시•학종 등 입시제도가 문제이다. 공교육 붕괴의 원인을 단순히 교사의 자질만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고 사교육 없이 학교 교육과 학생 혼자의 힘으로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입시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가 도입 돼도 부모들이 경쟁을 멈추지 않는 한 사교육을 막을 순 없다. 공부에 대한 소질과 흥미가 없는데 무조건 사교육 시킨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사교육을 시켜도 정말 아이의 실력이 향상되는지 잘 지켜봐야 한다. 근본적으로 좋은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취직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사교육이 줄어든다.

필자는 두 자녀를 사교육 없이 자립적으로 키웠다. 학원 다니고 싶다고 하면 보내줬고, “학원에서 아이들이 놀기만 해”라며 다니기 싫다고 하면 다니지 말라고 했다. 고등학교에서는 오직 학교야자와 독서실에서 공부했다. 현재는 훌륭한 사회인으로 자기역할을 하며 살고 있다. 자녀의 성적에 얽매이지 말고 인생을 독립적으로 살게 키워야 한다. 부모가 자녀의 인생을 평생 책임지고 사는 것은 불행하다. 성인이 되면 서로 독립해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야 편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정현 2019-03-21 08:35:58
자유학년제 등 시험을 없앤 제도가 사교육을 부추기기보다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험이 있어야 공부도 할텐데 공부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거지요

정하나 2019-03-20 16:27:12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무색하게 정권따라 해마다 달라지는 입시제도... 학부모들은 어떤 장단에 발맞춰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