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조선업종노조연대 등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밀실협상 대우조선 일방 매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조선업종노조연대 등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밀실협상 대우조선 일방 매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19

양노조 “고용불안” 결사반대

기업결합심사도 넘어야 할 산

해외 경쟁국 ‘불허 결정’ 변수

내달초 이사회 승인 후 본계약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조기 확정된 가운데 암초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조선 ‘빅딜’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양측 노조들이 반대하고 있어 이른바 ‘조선 빅딜’이 성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대우조선 노조는 옥포조선소에서 총파업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전체 조합원 5611명을 대상으로 18일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해 19일 오후 1시까지 진행한다.

대우조선 노조는 인수 합병과정에서 발생할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고용불안과 기존 경남지역 협력업체의 하도급 배제로 인한 지역 경제의 몰락 등을 이유로 들며 인수를 반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20일 대우조선 인수 반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한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와 해외 경쟁국의 기업결합심사도 최종 인수를 위해 넘어야할 산이다. 주력 제품 점유율이 독과점 심사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게 최근의 국제적 상황이다. 공정위가 허가 결정을 내려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나 일본 등 경쟁국이 심사를 지연하거나 불허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이 지난 11일 산업은행에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를 고사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인수후보자로 최종 낙점돼 ‘빅3’ 체제에서 ‘1강 1중’ 구조로 개편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를 마무리하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기존 3개 조선 계열사까지 합쳐 그야말로 매머드급 조선사로 재탄생된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 인수로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량이 1698만 9000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세계 시장 점유율 21.2%를 차지하게 됐다. 이는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 3000CGT)와는 3배, 5위인 삼성중공업(472만 3000CGT) 대비 4.8배 수준이다.

산은은 다음 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확인 실사, 경쟁국 기업결합 승인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현물출자와 조선통합법인(중간지주)의 대우조선해양 앞 유상증자 등을 통해 계약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20년 만에 민영화되는 것이다.

이번 매머드급 조선사 탄생으로 국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과거 해양플랜트 수주 과정에서 국내 조선사와의 과다한 출혈 경쟁이 오히려 조선업종 경쟁력을 떨어뜨린 만큼 이번 인수가 이러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 분야 등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할 경우 수익성이 대폭 개선돼 일본, 중국 등을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쇄빙선, 잠수함 등에 기술력이 뛰어난 대우조선이 현대중공업의 기술력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암초들을 극복하고 합병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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