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26일간의 굴뚝농성과 목숨을 건 6일 간의 단식끝에 11일 극적으로 파인텍 노사간의 협상이 타결됐다. 이로써 두 조합원은 서울 목동 에너지공사 75m 굴뚝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게 됐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은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는 홍기탁·박준호 두 조합원의 조속하고 안전한 복귀와 범사회적 열망을 우선으로 10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제6차 교섭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며 “그 결과 11일 오전 7시 20분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노사 교섭은 10일부터 시작해 20시간 20분 가량 진행됐다. 양측이 합의문의 조항과 문구 하나하나를 점검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이번 합의는 파인텍 노조의 홍기탁·박준호씨가 75m 굴뚝 농성을 시작한 지 426일 만이자, 단식에 들어간 지 6일 만에 극적으로 타결된 것이다. 그간 농성자들은 굴뚝 위 100㎝도 안되는 공간에서 두 번의 혹한과 한 번의 폭염을 버텨내야했다. 그럼에도 노사교섭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되기 일쑤였다. 급기야 지난 6일부터 이들은 단식투쟁에 나섰다. 50㎏도 안 되는 이들의 체중에서 단식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마지막 협상 수단이었다.
타결이 이뤄지면서 노동자들은 드디어 땅을 밟을 예정이다. 공동행동은 “현재 단식 중인 고공농성자들의 상태를 고려해 최단 시간 내 안전한 복귀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성자를 비롯한 교섭 대표 측은 연대 단식을 하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파인텍 노사 교섭에 있어서 무엇보다 연대의 힘이 가장 컸다.
차광호 지회장은 사측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고 동료의 굴뚝 농성을 끝내겠다며 지난달 10일부터 33일째 단식했다. 차 지회장 역시 지난 2014∼2015년에 경북 구미의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서 408일을 버틴 바 있다.
송경동 시인,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등도 연대하는 의미로 25일째 단식했다. 이 과정에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단식 23일 만인 9일 심장 이상이 발생해 단식을 중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