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절묘한 선택을 미국 국민들은 했다. 미국에서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해 양원을 다 차지하는 것은 어렵다. 1862년 이후 미국에서 집권당이 완전 승리라고 할 수 있는 양원에서 다수당이 된 것은 딱 세 번만 있었다. 그만큼 집권당이 양원을 장악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의 상원 승리는 그나마 기존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트위터 정치라고도 불리는 트럼프 정치는, 상원에서만 승리했을 뿐인데 크나큰(Tremendous) 승리를 했다고 트럼프답게 떠벌렸다. 

이번 선거에 중국의 반응이 흥미롭다. 관영매체에서 처음에는 트럼프의 패배라고 하더니 보이지 않는 손의 작용으로 관련 기사가 삭제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미국의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에게 어떠한 불편함을 중국은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감정기복이 심한 그에게 폭발할 촉매제를 던져 넣으려고 하지 않는다. 선거 전에도 트럼프의 주요지지 기반인 팜벨트를 직접 건드리지 않았다. 이곳은 주요 대두가 생산되고 대부분 생산품은 중국으로 수출됐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제3국 남미를 거쳐 중국으로 우회 수출됐는데, 중국 정부는 이를 눈감아 주고 있다. 미미한 부분까지 신경 쓰면서 겉에서는 언론을 통해 미국과 맞설 것이라고 떠벌리고 뒤에서는 어떻게든 미국 심기를 건들지 않고 스펀지 같이 흡수하려고 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중국이지만 지금도 미국에게 중국은 표면적으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 떵샤오핑이 주창한 도광양회(韜光養晦)를 했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중국몽(中國夢)을 너무 빨리 외치는 바람에 이렇게 돼가고 있다는 반성의 목소리와 함께 시진핑 비판의 목소리도 아주 제한적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미국 중간선거가 끝났으니 중국도 서서히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31일에는 시진핑 주재로 정치국 회의가 있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고민들을 논의한 것으로 보도됐다. 구체적 내용은 언급이 없었지만 분명 미·중 무역전쟁으로 야기된 경제 불황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미·중 무역전쟁을 어떻게 처리해 갈 것인가를 논의했겠지만 뚜렷한 결론 도출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또한 중간선거 이후에 그나마 행동계획을 잡는 선에서 마무리됐다고 볼 때, 이달 말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정상이 만난다. 온 세계가 이목을 집중할 것으로 예견된다. 

중간선거 전으로 눈을 돌려 보면 앞으로 미·중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11월 1일 “시진핑과 통화했다. 기대하라”는 내용의 트윗을 했다. 이 소식은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지만 중국에서는 관영매체를 통해 아주 길게 보도됐다. CCTV는 주요 탑 뉴스로 보도했다. 당일 미국도 반응이 있었다. 바로 뉴욕증시의 반응이다. 증시가 2%까지 상승했으니 미·중 무역전쟁을 마무리 하고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각 경제주체들은 얼마나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 암시해준다.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뿐이 아니고 세계경제에 암울함을 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국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트럼프도 경제를 잘 알기에 미국경기가 안 좋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트럼프가 시진핑과 갑자기 친한 척 했다. G20정상회담을 계기로 반전을 도모할지는 가봐야 하지만 변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선거에서도 일정 부분 목표달성을 했다고 자화자찬을 하면서 중국과 대화의 모습을 취하고 얻을 것을 최대로 얻으면서 무역압박의 모습은 쉽게 놓지 않을 것이다. 강경파들은 차제에 중국을 완전히 손보는 계기로 삼으려 하겠지만 현실이익에만 몰두하고 있는 트럼프는 목전이익이 확실히 보장된다면 그 곳에 방점을 찍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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