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①]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세계가 주목한 비핵화·평화해법 ‘DPCW’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전기·연료·상하수도·식량 모든 보급품이 끊긴 그 곳은 생지옥이었다.”

어느 보스니아인이 1992~1995년 발칸반도 내전 당시 겪은 처참했던 상황을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전기가 한 시간만 단전돼도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세상에 사는 지금, 한반도에 제2의 전쟁이 일어난다면 과거 6.25전쟁과는 비교할 수 없는 혼란이 초래 될 것이다. 

2017년 10월 28일 블름버그 통신은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한반도 전쟁 발발 시 피해상황을 예측한 62쪽짜리 보고서의 주요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 주요 골자는 ▲전쟁발발 초기 며칠 만에 3만~30만명 사망 ▲무력충돌 시 미군 투입되나 전사율 높음 ▲중국-일본-러시아가 개입한 국제전으로 확전 ▲주한 미국인 10만명, 남북 2500만명이 사상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별도로 국내에서 발표한 전쟁 시뮬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전쟁 피해액은 200조원, 복구비용은 약 600조원이다. 남북 모두 경제 수준은 60~70년대로 퇴보하고 남자는 거의 죽는다. 결과는 민족의 공멸이다. 

이런 전쟁 위협을 한반도뿐 아니라 지구촌에서 근절해야 하지만, 사실상 인류는 체념하고 있다. 열강이 참여한 유엔조차 별다른 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유엔 출현배경과 유엔헌장 19장 111조

오는 10월 24일은 73주년 국제연합(유엔)의 날이다. 회원국은 2011년 남수단 가입으로 193개국이다. 유엔은 2차 세계대전 연합국인 미국과 영국이 종전 후 평화세계 정착 방안을 모색하면서 생겨났다. 1945년 6월 26일 샌프란시스코 유엔회의 끝에 미국 영국 중국 소련의 주도로 50개국 대표가 유엔헌장에 서명하고 그해 10월 24일 발효됐다. 유엔헌장은 전문과 19장 111조로 이뤄졌다. 

유엔헌장 제1조에 밝힌 유엔 창설 목적은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다. 또 국가 간 선린관계를 유지시키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서 인도적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꾀하며, 인권과 자유를 존중하는 의무를 갖는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7가지 활동원칙이 2조에 있다. 모든 회원국의 헌장의무 준수, 국가 간 분쟁의 평화적 해결, 국제관계에서 무력행사 금지, 국제연합의 행동에 대한 지원 및 국제연합의 제재대상국에 대한 비협조, 비회원국에 상기 원칙에 입각한 행동촉구, 내정 불간섭 등이다. 

약소국도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힘은 15개국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엔 안보리에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5개 상임이사국 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실질적으로 유엔은 이들이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엔 헌장에 따르면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으로 인해 국제 평화 안보가 위협되면 유엔총회가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실제 유엔총회가 나서는 일은 거의 없다. 유엔 안보리의 역할은 국제평화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수한 전쟁범죄에도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힌 탓에 안보리는 별다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유엔사무총장 역시 강대국의 자금 지원과 호의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美, 9.11테러 복수극 아프간 전쟁 17년째

미국이 유엔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유엔 헌장을 수시로 어기며 전쟁을 일으켰다. 지구촌의 테러 괴물이 된 IS 역시 미국이 일으킨 아프간 침공의 결과물이다. 9.11테러의 복수극으로 시작된 아프간 침공은 지난 7일로 17년째를 맞았고 전쟁은 아직 진행 중이다. 미국은 테러조직 소탕에 기여했다고 하나 또다른 테러 조직을 낳으며 20여개의 테러조직이 아프간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이 이 전쟁에 쏟아 부은 돈만 그간 1000조원이다. 앞서 소련의 침공으로 10년간 이어진 아프간 전쟁과 그 뒤 내전까지 합치면 아프간 국민은 무려 40년간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세계인들은 무뎌져 이 전쟁이 진행 중인지도 모른다. 

더 불행한 것은 이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아프간에 미군 1만 5000명이 주둔 중이다. 아프간 침공으로 숨진 사람은 2016년말 기준으로 10만명이 넘는다. 이중 아프간군‧경찰 3만 470명, 민간인 3만 1419명 미군 2371명, 유엔군 1136명이 숨졌다. 고향을 잃고 떠도는 난민은 수백만명에 이른다. 

◆ 왜 세계는 평화해법으로 DPCW를 지목하나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정권마다 크고 작은 전쟁을 일으켜온 미국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갖는 곳이 바로 한반도다. 지난해 북한이 연일 미국 본토에 미사일을 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아침에라도 북한을 날려버릴 수 있다고 맞섰다. 미국의 그간 행보는 이런 말이 농담이 아님을 방증한다. 미국의 으름장과 함께 시작된 유엔 대북제재에 북한이 백기를 들고 나온 것이 한반도 평화무드의 시작이다. 

4.27 남북정상회담이후 한반도는 확실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2차 북미정상회담도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다. 속전속결로 마무리 될 듯했던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쪽’으로 적절히 타협해가고 있고, 관심이나 기대도 많이 약화됐다. 

이런 중에 실질적인 한반도 비핵화·평화해법으로 주목받는 선언문이 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9월 18일 유엔 산하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주최로 ‘평화 만국회의’ 4주년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HWPL 자문위원 분과모임에 참석한 전·현직 대통령과 장관 법학자들은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 선언문(DPCW)이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반도평화통일분과 좌장을 맡은 팔 슈미트 전 헝가리 대통령은 “이 시간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고 있다”면서 “HWPL이 만든 DPCW에 핵무기 근절 등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조항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법학자 출신의 정치인 이보 요시포비치 전 크로아티아 대통령 역시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학자 입장에서 볼 때 DPCW는 한반도는 물론 전쟁종식과 세계 평화를 실현할 매우 잘 만들어진 문서”라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는 DPCW 전문을 공개하고, 왜 세계가 이 선언문에 주목하는지 진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