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대한민국3.1회, 나라사랑태극기달기운동본부, 선민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국제관함식 참석 일본 군함의 욱일기 사용 중지 및 자위대 깃발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9.30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대한민국3.1회, 나라사랑태극기달기운동본부, 선민네트워크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국제관함식 참석 일본 군함의 욱일기 사용 중지 및 자위대 깃발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8.9.30

해군, 해상사열에 자국기·태극기 게양 요청

자위대 “예의 없다… 자위함기 국가주권 상징”

‘전범기 자위대함 입항 불허’ 국민청원 이어져

정치권 “국국주의 청산 못했다” 일본 비판

[천지일보=박정렬 기자] 오는 10월 10~14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국제 관함식에 일본 자위대함이 욱일승천기를 달고 입항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위대함의 입항을 거부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욱일기를 단 자위대함의 참가를 불허해야 한다는 취지의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9월 6일 ‘일본 자위대 욱일기 달고 제주 입항을 거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첫 청원이 있은 후 30일까지 110여건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청원 일부에는 전범기, 국교 단절이라는 과격한 표현도 등장했으며 우리 해군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못한다’는 비난 섞인 목소리도 있다.

해군 관계자는 30일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여하는 15개국 함정에 자국 국기와 태극기를 달아달라는 입장에 변화는 없다”며 “일본 측과도 계속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이날 “우리 정부는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 측에 욱일기에 대한 우리 국민 정서를 적극 감안할 필요가 있음을 전달하고, 관련 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일본 자위대의 함상 욱일기 게양 모습. (출처: 연합뉴스)
일본 자위대의 함상 욱일기 게양 모습. (출처: 연합뉴스)

하지만 지금까지 일본 언론 등을 통해 확인된 일본 자위대의 반응은 우리 측 요구에 “예의 없다”며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자위함기 게양 여부에 관한 질문에 “국내법령에 의무화돼 있는 만큼 당연히 걸게 된다”고 답했다.

29일에는 해상자위대 간부가 “국적을 표시하는 자위함기는 국가 주권의 상징이기도 하다”며 “(욱일기를 함선에서) 내리라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데다 예의가 없는 행위다.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우리 정치권에서도 욱일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을 향해 “욱일기를 부끄러워할 줄 아는 동맹의 모습으로 제주에 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3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몰상식을 물론이려니와 일말의 양심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일본의 안하무인에 기가 찰 노릇”이라면서 “전범국으로서 세계 평화를 일순간에 무너뜨리고 셀 수 없는 살상행위를 저지른 일본이 스스로 욱일기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은 일본이 영원히 이등국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이날 “동맹국의 행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생각한다면 우리 국군의 정중한 요청을 오히려 선선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스스로 반성이 부족한 역사를 계속 떠올리게 해야 하는가. 이는 결코 자신과 후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국주의를 철저히 청산하지 못하는 모습으로는 결코 존중받지 못하며 박수받는 주도국이 될 수 없다”며 “예의는 상처 준 자가 하는 말이 아니다. 상처를 참아내는 이가 말할 수 있는 최대한의 관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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