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건물 붕괴… 일부 우선 철거할 예정”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서울 동작구 상도동 공사현장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바로 옆 건물인 상도유치원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유치원 건물의 손상이 심한 일부가 우선 철거될 예정이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7일 사고현장 인근에 설치한 재난현장 통합지원 상황실에서 현장 브리핑을 통해 “조사 결과 기울어진 일부는 철거하고, 나머지 부분은 전문가 정밀안전 진단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 현장 조사는 사고조사위원회 전문가 5명이 참여했다.

대책본부는 사고 발생과 현장 상황, 현장 조사, 복구 과정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조영훈 경원엔지니어링 토질기초기술사는 사고 원인과 관련해 “비가 많이 내려 공사현장 터파기 한쪽으로 물이 흘러들었고, 하중이 약한데다 토사가 밀려들면서 옹벽 기초부위가 약해진 것 같다”며 “아마도 급격하게 무너져 내렸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 부분에 대한 급격한 추가 붕괴는 없을 것이지만, 점진적 침하는 있을 것”이라며 “터파기 한 부분에 시급히 흙을 채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용 동작구청 건설교통국장은 “철거는 토사가 흘러내린 공간에 흙을 메우는 응급조치를 한 뒤 교육청, 학교, 동작구, 시공사가 협의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5톤 덤프트럭 2000대 분량의 흙이 필요하다”며 “철거시기를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상도유치원이 지난 3월부터 공사현장과 관련해 구청에 서너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감지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해룡 동작구청 건축과장은 “유치원 측에서 원한 대로 해 드렸고 그에 따른 감리 결과 등 구체적 내용을 공사관계자에 즉시 통보해 보완 조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지난 5일 대책회의를 열고 동작구청에 회의참석을 요청했으나 구청 측이 응하지 않았다는 내용과 관련해 김 과장은 “그쪽에서 구두로 누군가에게 얘기했을지는 모르겠으나 공문을 받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대피한 주민들에 대한 상황도 알려졌다. 남 국장은 “지난 밤 25세대 57명을 급히 대피시켜 주변 숙소에 머물게 했지만, 오늘 오전 10시에 모두 귀가 조처했다”면서 “추가 붕괴 우려 가능성이 낫고 무너진다고 해도 170m 정도 떨어져 있어 파편이 영향을 줄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대책본부는 구청직원들을 상주시켜 현장 진행 상황을 관리할 방침이다. 현재도 사고조사위원회와 함께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도 4동 주민센터에 임시보호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한편 해당 유치원은 임시 휴원 하고 10일인 다음 주 월요일부터 돌봄 서비스를 받는다. 유치원과 운동장을 마주하고 있는 상도초등학교 학생들은 모두 정상 등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