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0월 2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이후 약 3년 동안 중단됐던 가족상봉 행사가 20일부터 26일까지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20일부터 22일까지는 남측 최종대상자 89명이 북측 가족과 만나게 되고, 24일부터 26일까지는 북측 최종 상봉자로 선정된 가족들이 남쪽 가족들과 상봉하게 된다. 또 이번 상봉행사에서는 개별상봉시 다른 가족과 함께 했던 방법을 바꿔 가족끼리만 식사하는 시간이 처음으로 마련됐으니 진일보됐다.

4.27판문점회담 합의에 따라 개최되고 있는 이번 상봉장에서도 예전과 같이 남북이산가족들은 감격과 눈물바다를 이뤘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장면들은 그동안 생사를 모른 채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아왔던 피붙이의 정을 담은 내용으로 청취자로 하여금 감정을 울컥 쏟아 내게 했다.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569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만남이 성사된 직접 당사자들은 65년 만에 만나보는 가족들 간 갖는 짧은 재회의 시간 동안 기쁨과 회한이 격하게 교차했을 것이다.

이번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21회째를 맞고 있다. 그렇지만 한정된 횟수와 인원으로는 이산가족들의 한을 풀기에는 태부족이다.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 자료에 따르면 7월 31일 현재 이산가족 신청자 중 생존자는 5만 6862명으로 집계되고 있고, 그중 70대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이산가족 고령 신청자 중에서 7월에만 해도 316명이 평생소원이었던 북측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았으니 생존 신청자들이 가족 상봉 또는 전면적인 생사확인 등을 위한 남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협상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기적인 상봉 행사는 물론 전면적인 생사확인과 화상상봉·상시상봉·서신교환·고향방문 등 상봉 확대방안을 실행해야 한다는 강조는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크게 공감이 가는 언급이 아닐 수 없다. 오랫동안 엉킨 한을 풀어주는 이산가족 상봉행사만큼은 남북 당국이 담대하게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남북화해의 시작일 것이다. 그 조짐이 이번 21차 상봉행사장에서 나타났으니 종전과 다르게 가족 개인끼리만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은 좋은 현상이다. 65년간 기다려온 이산가족들을 더 기다리게 할 수 없으니, 더 늦기 전에 큰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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