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인터넷은행 족쇄 풀기가 반드시 성공하고 타 분야로 확산돼야
[IT 칼럼] 인터넷은행 족쇄 풀기가 반드시 성공하고 타 분야로 확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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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인터넷은행 발전을 막아온 족쇄가 다소 풀릴 희망의 조짐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행사에 참석해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 원칙이지만 현 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은산분리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야 한다”“며 규제 완화와 국회의 특례법 제정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붉은 깃발’을 강조했다. 19세기 말 영국이 자동차 속도를 마차 속도에 맞추려고 자동차 앞에서 붉은 깃발을 흔들게 한 ‘붉은 깃발 법’을 만들었다가, 자동차산업에서 독일과 미국에 뒤처진 사례를 인터넷은행에 비유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경직된 사고와 그림자 규제 등으로 개혁의 장애물이 돼 온 행태에 대해 뼈를 깎는 반성을 하고 일하는 방식도 바꿔 나갈 계획”이라면서 “인터넷전문은행과 함께 핀테크, 빅데이터 산업이 긴밀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은 금융과 정보통신(ICT)이 결합한 핀테크이다. 신사업 창출은 물론 ‘메기 효과’로 금융 전반의 혁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ICT 기술력을 자랑하면서 지난해 출범한 K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기대와는 달리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은행 의결권 지분을 4%로 제한한 ‘은산(銀産)분리’ 규제에 묶여 자본의 추가 투입, 우량 고객 확보, 신규 서비스 출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동안 유럽연합(EU)이나 일본, 중국 등은 핀테크 규제철폐로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하고 있고 특히 중국은 간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로 세계 주도권을 잡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규제 혁파를 공식화한 만큼 은산분리 완화를 비롯한 소유 구조 문제, 업무 범위, 자본금·사업계획 제한 등의 규제가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핀테크 업체들은 산업자본이 동일인에 대해 의결권이 있는 은행 주식 보유 한도를 34~50%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현재 인터넷은행 관련해 발의된 법안은 5개로 대부분 산업자본인 정보기술 기업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여당, 금융소비자, 금융·ICT업계 등이 참석해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국회가 큰 방향에서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에 의견을 함께했지만 넘어야할 과제는 산더미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표적 혁신성장 아이템이 여당과 핵심 지지층 장벽에 가로막혀있다. 규제 혁신에 대한 가장 큰 장벽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문 대통령 지지 세력들의 반대다. 최근 청와대는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당수 여당 의원들과 대한의사협회 등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규제 혁신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지층의 반발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문 정부의 혁신성장은 규제 혁파가 핵심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붉은 깃발’은 우리 경제 전반에 만연하다. 공유경제, 원격의료, 바이오, 빅데이터 등 많은 국가에서 이미 통용되는 서비스가 규제의 벽에 막혀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실제 우리는 규제 만연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 경제가 뒷걸음질 치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반대했던 지지층을 설득하면서 한미FTA 체결에 성공했듯이 문 대통령도 전면에 나서서 결단하고 참여연대, 시민단체 심지어 반대하는 여당위원들을 설득해야 한다. 주요 반대 논리인 사금고 우려 논란도 대주주 자격을 제한하고 대주주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등 보완장치를 강구한다면 문제를 불식할 수 있을 것이다. 여당도 변해야 한다. 여당 의원들이 시민단체의 주장에 편승해 국정 발목을 잡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규제를 혁파하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고 성장하지 않으며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과 국력이 약화된다. 그 책임은 정부와 여당이 지는 것이다. 여당도 야당 때와는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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