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55%대 성장률을 보였다. 클라우드 기업수도 50%대 늘었다. 성장규모는 약 1만 1892억원대였다. 정부는 지난 2015년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을 제정했고 ‘1차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기본계획’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추진했으며 내년부터 시행하는 2차 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부처 간 이견으로 국내 클라우드 산업발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공공 클라우드 확산과 관련, 양대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 간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미미하다며 과기정통부의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확대 정책을 반대한다고 한다. 올해까지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률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 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고 업계도 클라우드 시장 확대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다행이 최근 대구광역시가 자체 클라우드센터를 구축하면서 공개 SW를 도입했다. 또한 서울시는 “기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대신 공개 SW를 도입해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이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오라클 등 외국계 SW 대신 공개 SW나 국산 SW를 채택하는 곳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특정 외국 업체의 종속에서 벗어나고 제품 금액의 20%에 달하는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 효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7월 13일 개인 신용정보도 클라우드를 활용한다는 ‘금융분야 클라우드 이용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금융사와 핀테크업체는 개인 신용정보 등 중요정보를 클라우드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핀테크업체들은 클라우드를 활용해서 적은 비용으로 시스템을 쉽게 구축할 수 있다. 금융사와 핀테크업체가 클라우드를 활용한 협력의 강화로 금융산업의 경쟁력도 향상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연내 금융권 클라우드 이용제공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금융사가 중요정보를 클라우드로 이용 시 안전성 관리를 강화토록 할 방침이다. 가이드라인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할 기준도 담을 예정이다. 다만 금융위는 사고 발생 시 법적분쟁, 소비자보호 등의 문제가 있어 국내 소재 클라우드에 한해서만 중요정보 활용을 우선 허용하고 국외 소재 클라우드는 중장기 과제로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한국은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단 한 건의 개인 신용정보와 고유 식별정보만 있어도 클라우드 이용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클라우드를 통한 신용평가 심사, 리스크분석, 금융사기 등 이상 징후 분석 등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없다. 금융위는 전자금융감독규정에 있는 클라우드 제한 규정을 정비해 이용범위를 현행 비중요 정보에서 개인 신용정보와 고유 식별정보 등 중요정보로 넓히기로 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개인 신용정보와 고유 식별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히 보호·관리된다. 금융사는 개인정보를 클라우드 내에서만 저장·활용할 뿐 제공 유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정보 남용·침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은 공공이 선도해서 민간에 확대하고 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항공우주국(NASA) 등 부처가 도입하며 테스트베드 역할로 클라우드 산업이 성장했다. 중국 알리바바 클라우드도 정부의 전폭 지원 속에 급성장, 글로벌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절반 이상은 해외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서울시와 금융위의 시도는 바람직하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의 공공 민간 클라우드 확산정책이 공공부문을 총괄하는 행안부의 협조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 앞으로 행안부와 과기정통부가 협력해서 공공에서 민간 클라우드 확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한 각 부처별로 스마트시티·스마트국가, 스마트공장·스마트 산업단지 조성 등 클라우드 기반 산업을 조성하고 교육과 사회 안전, 교통 및 치안 사회복지 등에서 선도 프로젝트를 발굴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수가 창출되고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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