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12일 오전 서울 특검 사무실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12일 오전 서울 특검 사무실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故강금원 회장 골프클럽서 이사 재직 당시 받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송인배 대통령 정무비서관(50)이 ‘시그너스컨트리클럽’ 측으로부터 수년간 급여 명목으로 수억 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돼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지난 소환 때 정식 급여인지, 불법 정치자금인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고 13일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송 비서관은 2012년 전후로 한동안 시그너스에서 웨딩사업부 이사 등을 맡았다. 시그너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던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2012년 8월 사망) 소유로 알려져 있다. 지난 2일 이곳에선 강 회장 6주기 추도식이 열렸고 송 비서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51) 등 현 정부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가 지난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뒤 웨딩사업은 중단됐지만 당시 그가 이 회사에서 직책을 맡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공지글은 아직 홈페이지에 남아 있다.

실제 홈페이지에는 “예식 관련 문의는 송인배 이사에게 해달라”는 공지와 함께 그가 지금도 사용하는 휴대전화번호가 기재돼 있다.

시그너스 관계자는 “(송 비서관이) 강 회장이 숨지기 1~2년 전에 입사해 2016~2017년까지 근무하며 웨딩사업을 맡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웨딩사업은 2008년 강 회장의 아들(강 모 사장) 결혼식 이후 강 회장이 새롭게 추진했던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특검팀에서 송 비서관의 급여나 보험 등 근무 이력에 관한 자료를 다 받아간 걸로 안다”며 “(실제 급여를 받았는지, 급여 명목의 정치자금을 받았는지에 대한) 판단은 특검팀 조사 결과에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송 비서관은 2011년 1월~2016년 3월 민주통합당과 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을 거치며 경남도당 양산시 지역위원장 등 원외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그가 시그너스 웨딩사업부에 재직한 것으로 추정된 때와 시기가 겹친다.

특검팀은 송 비서관 소환 당시 그의 금융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시그너스로부터 매년 수천만원씩 총 수억원을 받은 경위와 근거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드루킹` 김동원 씨(49) 및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과 송 비서관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그의 금융거래 내역을 추적하다 이러한 사실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관련 내용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으로선 송 비서관이 시그너스 측에서 받은 수억 원이 실제 업무에 대한 공식 급여인지, 급여 명목의 정치자금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사 기한이 25일까지여서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의 수사 대상을 규정한 특검법 2조 4호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특검의 주된 수사 대상이 네이버 댓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이어서 송 비서관의 자금 의혹을 '관련 사건'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다툼이 거셀 수 있다.

이 때문에 돈을 받은 경위와 근거에 대한 본격 수사와 최종 처분은 검찰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송 비서관은 지난 2004년 4월 17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강 회장에게서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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