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건설계획안을 살펴보는 김정은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건설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사진은 건설계획안을 살펴보는 김정은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폼페이오 면담 회피 이혹… 비핵화 지연

김일성 참배 대신 혁명성지 삼지연 시찰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간의 잠행을 끝내고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 오지인 량강도의 삼지연군을 현지 지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 일대를 방문했다며 건설장들과 감자 농사를 짓는 중흥농장, 감자가루(녹말) 생산공장 등을 현지 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통신은 김 위원장과 관련해 총 4개의 별도 기사를 내고 삼지연군 현지 지도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베개봉 전망대에서 삼지연군 읍 건설 총계획안을 보고받은 뒤 “삼지연군을 건설하면서 산림을 파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안 된다”면서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도 결코 무심히 대할 수 없는 혁명의 성지라는 것을 명심하고 백두산지구 생태환경을 그대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위원장은 삼지연 중흥농장 현지 지도에선 “이번에 군과 농장에 와서 제일 관심하며 알아보려고 한 문제가 감자농사의 기계화 비중과 수준이 어떠한가 하는 것이었다”면서 “농장의 종합적 기계화 수준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이같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일 신의주화장품공장에 선물을 보낸 후 여드레 만이다. 김 위원장이 그동안 계속 지방에 머물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4~5일 평양 통일 농구대회에 지방 시찰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6~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지도 않았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추진하는 대신 이같이 모습을 감춘 것이 추가적인 비핵화 협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김일성 북한 주석의 24주기 기일인 지난 8일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일성 기일같이 중요한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김 위원장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밝혔던 비핵화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에게 군부에서 잘 따라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밝힌 만큼 이런 행사에 빠지면 동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8일에도 삼지연에서 비공개 일정을 수행했다면 김 위원장에게도 명분이 생긴다. 삼지연은 김일성 주석의 ‘혁명활동성지’이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출생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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