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서울에서 부산을 20분 만에 주파해 이제는 일일 생활권이 아니라 출퇴근 생활권이 될 수 있는 미래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Hyper-Loop)의 등장은, 4차 산업혀명을 이끄는 또 다른 형태의 혁명적 기술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하이퍼루프란 저압의 원통형 튜브 안에서 공기압의 압력차를 이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튜브형 초고속열차이다.

전기자동차, 무인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사와 민간 우주 탐사기업인 스페이스엑스사의 CEO인 시대의 기린아 엘론 머스크가 주창한 또 다른 파괴적 혁신 기술 중의 하나인 것이다. 하이퍼루프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를 진공관으로 연결하고, 진공관 내에 최대 승객 28명이 탑승 가능한 캡슐을 이용해 최고 시속 약 1300㎞에 이르는 엄청난 속도를 내어 왕복하는 이동 방식으로, 이럴 경우 약 450㎞인 서울-부산 간 거리는 약 20분가량 소요된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이는 시속 약 800㎞인 비행기의 속도와 비교해도 1.5배가량 빠르다는 것으로 육상 이동수단으로서는 놀랄만한 속도가 아닐 수 없다. 머스크는 하이퍼루프 이동 방식은 자가발전 시스템을 장착, 운행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100%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며, 설비 비용도 동일 구간 설치 시 소요되는 철도 프로젝트 비용의 1/10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본 방식의 설치 타당성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하이퍼루프의 원리는 우선 캡슐이 이동하는 튜브 속을 진공으로 만들어 공기 중에 존재하는 저항을 없앤 후 캡슐 아래쪽에 자석을 부착하며, 마찬가지로 터널 바닥에도 자기장이 흐르도록 설계해 자기부상열차처럼 자력(磁力, magnetic force)의 상대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자석은 N극과 S극으로 이루어져 N극에서 S극 방향으로 자력선이 형성되어 흐른다. 즉 자석을 N극과 S극으로 마주하게 되면 서로 달라붙게 되지만, 같은 극끼리 마주하게 되면 서로 밀어버리는 힘인 척력(斥力, repulsive force)이 작용해 서로 멀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척력을 이용하는 것이 자기부상 열차의 원리이며, 튜브 내의 철로와 캡슐에 상호 척력이 작용하게끔 전자석을 부착해 차체, 즉 캡슐을 띄워 마찰을 없애 속도를 최대화한다는 것이다. 하이퍼루프는 이러한 자기부상 열차의 원리에 튜브 안의 공기를 제거해 압력이 매우 낮은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해 매우 빠른 속도를 내는 원리가 결합된 기술이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다는 것은, 바로 비행기가 공기저항이 매우 희박한 고도 1만 미터 이상의 높이에서 비행을 하며 속도를 최대화하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하이퍼루프는 이러한 기술 이론적 배경을 근거로 대기오염 발생이 거의 없는 매우 친환경적이고, 저렴한 설비 비용, 초고속 구현 등 신개념의 고속 이동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를 조기 상용화하고자 세계 최고의 브레인 집합소인 미항공우주국(NASA) 출신 등 800명 규모의 벤처기업인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와 ‘하이퍼루프 테크놀로지스(HT)’가 각각 2013년, 2014년 설립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HTT의 경우, 본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2020년 열리는 엑스포 장소와 수도인 두바이를 연결하는 약 10㎞ 구간을 엑스포 개장 시점에 맞추어 하이퍼루프로 연결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본 구간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하이퍼루프를 상용화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국내에서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일본과 비슷한 자기부상 기술과 진공압축 기술을 융합해 2016년 6월에 독자적인 ‘한국형하이퍼루프, 초고속캡슐트레인’을 개발해 시속 약 700㎞에 도달하는 실험에 성공한 바 있어, 이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앞서가는 분위기이다. 특히 최근 남북 간의 화해분위기에 편승해 북방경제 협력을 강화코자, 유라시아 대륙을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미래 교통혁명의 선도 주자로서 하이퍼루프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데, 북한을 거쳐 중국, 러시아, 유럽을 초고속으로 연결하는 하이퍼루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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