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이야기] 델 &애플 (2)
[IT 이야기] 델 &애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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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지난주 칼럼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상대방의 장점과 자신의 강점을 결합해 보다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제휴(Alliance)에 있어서의 델(Dell)과 애플(Apple) 두 회사 간 서로 다른 적용방식은 결과적으로 회사의 존립 자체가 좌지우지될 만큼 현격한 차이를 가져왔다. 델이 아수스라는 업체에 PC제작의 모든 것을 맡기고 자신들은 오직 마케팅 판로 개척이나 확장에 관심을 가진 반면, 동일하게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위탁 생산·공급하는 애플의 경우는 자신들만의 위탁생산 시스템을 구축해 델의 경우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애플의 가장 큰 아웃소싱업체, 즉 위탁생산 업체는 델과 같은 국가인 대만의 팍스콘(Foxconn)이었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크게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애플이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에 관심도 없고 관련 기술의 확보도 적을 것이라는 오해가 그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델과는 달리 뛰어난 생산능력이 있으며, 생산설비에도 직접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즉 애플은 팍스콘에게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에 대한 운영만을 위탁하고 있을 뿐인 것이다. 

다소 시간이 지난 자료이지만 2012년 기준으로 애플은 1560억불의 매출에 417억불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는데, 당기순이익의 약 1/3인 103억불을 공장 생산설비 투자에 사용했으며, 이 중 8억불은 애플스토어와 같은 매장에 대한 투자이며, 95억불은 순수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였고, 이 같은 경우는 같은 해 삼성전자 시설 투자금액인 210억불에 견주어 봐도 상당한 양이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PC계통 장비뿐만 아니라 TV, 반도체, 가전제품 등 다른 장비에 대한 생산설비도 필요하므로 애플이 투자한 이 금액은 결코 적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팍스콘 공장에 있는 대부분의 생산설비와 기계는 애플의 소유로 돼 있으며, 자사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거나 중요한 기계와 생산설비는 애플 측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제작해 생산설비에 대한 통제와 독립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팍스콘이 절대적으로 애플을 무시할 수 없으며, 애플이 없어진다는 것이 곧 자신들의 운명을 사라지게 하는 것과 같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하여 팍스콘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은커녕 오히려 팍스콘이 을의 입장에서 애플에 전적으로 의존하게끔 하는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아웃소싱이란 제휴의 대상이 자사의 최종제품 생산에 연결되는 과정상에서 일어나는 가치발생적 요소를 외부에 위탁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가장 일반적인 아웃소싱의 형태는 바로 위와 같은 계약생산(contract manufacturing)이 있으며, 대기업들은 수시로 중소기업과 이 같은 제휴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다국적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의 생산활동 중 단순 반복적인 요소가 포함된 생산행위를 임금이 저렴한 개도국 기업들에게 아웃소싱한 바 있다. 한국기업들 역시 과거 60~80년대에 걸쳐 상당 기간 다국적 글로벌업체들과 위탁 생산업체로 관계를 맺어 왔고, 이러한 아웃소싱을 통한 외화 수입과 고용효과, 기술축적 등을 통해 현재의 글로벌 대기업으로의 도약에 대한 발판을 마련해 왔다. 

이 같이 많은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이용해 부수적 사업을 줄이고 핵심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를 높임으로써, 비용절감 및 생산성 향상 등 경제적 이득을 누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그 활용을 매우 주의 깊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그 주요 이유는 기술 및 환경의 변화로 인한 핵심사업의 역동성 때문에 자사의 핵심사업을 정확히 정의하기가 어렵고, 아웃소싱업체가 어느 날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위협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보인다. 바로 위의 델과 애플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타자(他者)와의 협력은 기회와 위협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개인과 기업은 물론 국가 간의 관계에 있어서 빈번히 발생하는 제휴, 협약, 공조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작동되게 될 것이다. 변화무쌍한 IT분야 기술·사업 영역에서의 제휴는 꼭 필요한 것이나, 장기적 안목에서 확고한 대안을 가지고 시행되는 것이 특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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