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500년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양주 관아지’
[쉼표] 500년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양주 관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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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문헌을 고증하고 발굴조사를 거쳐 복원을 완료한 양주 관아지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20년간 문헌을 고증하고 발굴조사를 거쳐 복원을 완료한 양주 관아지 전경.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경기도 기념물 제167호 지정
경제·군사 요충지 양주목 중심
문헌 고증 옛모습 그대로 복원
동헌·내아·활터·송덕비 한자리
그외 미술관·수목원 관광 명소

[천지일보=이성애·박준성 기자] 굵은 장대비가 쉴 새 없이 내리는 장마철,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한창인 7월 초 차를 타고 서울 도심을 벗어났다. 한 30분을 달려 우거진 녹음과 탁 트인 경치가 일품인 경기도 양주에 도착했다. 조선의 도읍지 한양 인근에 자리한 양주는 500년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수준 높은 역사·문화콘텐츠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 서울을 비롯한 인근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양주시가 20년 가까이 고증과 발굴조사를 걸쳐 복원한 양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교육의 장인 ‘양주목 관아’를 찾았다.

‘누워있는 부처의 형상을 담은 계곡’이라 하여 붙여진 불곡산 자락에 자리한 양주 관아는 조선시대 한양 동북부의 중심도시인 양주목의 중심지이자, 행정관청이었다. 1999년 4월 경기도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된 양주 관아지는 1506년 중종 1년 현재 위치에 설치되어 1922년 시둔면(현재 의정부시)으로 이전될 때까지, 417년간 경기도 제1의 도시이자 경제, 군사, 교통의 요충지였던 양주목의 관아가 자리한 곳이다.

6.25 전쟁을 거치면서 터만 남은 것을 2000년부터 5차례의 발굴조사를 통해 복원을 완료한 양주시는 올해 4월 관아지를 일반에 공개했다. 평일과 주말이면 학생들과 일반 관광객이 많이들 찾는다. 널찍한 주차장이 있어 차를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최근 복원해서인지 관아지의 첫 인상은 깔끔하다는 느낌을 줬다.

동헌 앞 마당에는 포졸이 곤장을 치는 모습이 재현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동헌 앞 마당에는 포졸이 곤장을 치는 모습이 재현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양주 관아의 정문인 외삼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본격적인 탐방에 앞서 양주 관아의 규모와 목사(지방관)의 정청인 동헌 매학당(영조 임금이 현판 하사)에 대해 알아보자. 관아의 규모는 ‘경기읍지(1871년)’ 등의 옛 자료에 나와 있다. 경기읍지에 따르면 약 31개의 관아 시설에 그 규모는 326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매학당은 외동헌과 내동헌이 있었는데 20여 칸의 규모였다. 외동헌은 목사가 정무를 보던 곳이고 내동헌은 그 가족이 생활하던 곳이며, 동헌은 한식기와를 얹은 팔작지붕의 정면 7칸, 측면 3칸의 목조건물이다. 계단을 올라 화강석 기단위에 주초를 두고 방형기둥을 세웠으며, 기둥 위 두공은 간결한 모양을 두 겹으로 얹은 건물이다. 현재 관아지는 동헌 영역과 내아 영역을 조사와 옛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되어 있다.

양주 관아 전면부에 설치된 외삼문은 증층구조이며 1층에 문이 설치되고 2층에는 큰 북을 달아 아침저녁으로 북을 쳐서 읍내에 시간을 알리는 장소이기도 했다.

외삼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내삼문이 보인다. 내삼문은 관아의 정무가 행해지던 중심 건물로 동헌으로 진출하는 문이다. 외삼문 우측에는 사령청 건물이 있다. 사령은 중앙과 지방관청에서 심부름 등의 일을 맡고, 군관 밑에 있으면서 죄인에게 곤장을 치는 등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는 일이 다양해서 일에 따라 조례, 문졸, 일수, 나장, 군노 등으로 달리 불렀다고 한다. 사령청은 이러한 사령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매학당 내에서 정사를 보는 양주 목사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매학당 내에서 정사를 보는 양주 목사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내삼문에 들어서니 TV에서나 보던 관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또로 불린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매학당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매학당 앞마당에는 과거 죄인에게 곤장을 때리는 형벌 기구 등이 놓여 있다. 곤장을 치는 사령(포졸) 마네킹도 있어, 추억의 사진을 담았다. 옆에는 죄인을 심문하던 의자도 놓여있다.

매학당 좌우로 행각이 있다. 행각은 궁궐, 관아, 사찰에서 가장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건물 옆에 세우는 보조건물로서, 양주 관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이나 일꾼들이 대기하거나 물품을 보관하는 장소로 활용된 곳이다. 이곳에는 4곳의 행각이 있는데 동행각은 동헌의 전면부 동쪽, 서행각은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각 건물의 명칭과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헌 뒤편에는 어사대나 금화정 등으로 출입하는 문인 외렴성문이 있다. 한마디로 뒷문이다. 관아지에는 양주목 역사관도 있다. 내삼문 좌행각이 역사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양주목 관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작은 역사관이다.

이제 동헌을 나와 서쪽에 위치한 내아로 발걸음을 향했다. 내아는 지방 수령이었던 양주 목사의 가족들이 거처하던 곳으로 지금으로 말하면 관사다. 내아와 행랑채, 내아삼문이 복원돼 있다. 동헌과 내아를 오갈 수 있는 중렴성문(협문, 작은 문)이 있다.

관아 동쪽에 위치한 송덕비는 재임하던 지방관(목사)이 떠날 즈음에 백성들이 힘을 모아 그 선정의 공덕을 잊지 않기 위해 세우는 기념비다. 송덕비군에는 18기의 송덕비와 1기의 관아지 유허비가 조성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관아 동쪽에 위치한 송덕비는 재임하던 지방관(목사)이 떠날 즈음에 백성들이 힘을 모아 그 선정의 공덕을 잊지 않기 위해 세우는 기념비다. 송덕비군에는 18기의 송덕비와 1기의 관아지 유허비가 조성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관아지의 가장 중심인 동헌과 내아를 다 둘러보고, 동헌 뒤쪽에 활터로 이동했다. 양주 활터는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가 광릉에 행차할 때 이곳 관아에서 3일간 있었으며, 저녁 신하들과 함께 활을 쏘고 잔치를 베풀었다는 기록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조가 양주 관아에 행차하여 활을 쏜 것을 기념해 정조 16년에 세운 사적비도 있다.

끝으로 관아 동쪽에 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이 비석들은 각지에 흩어져 있던 18기의 송덕비를 1989년 이곳으로 모아놓은 것이다. 송덕비는 재임하던 지방관(목사)이 떠날 즈음에 백성들이 힘을 모아 그 선정의 공덕을 잊지 않기 위해 세우는 기념비이다. 송덕비군에는 18기의 송덕비와 1기의 관아지 유허비가 조성돼 있다.

양주 관아지를 다 돌아보는 데 약 1시간이면 충분하다. 시간이 남는다면 발길을 돌리기 전, 차로 5분이면 도착하는 양주 향교와 양주별산대놀이마당을 둘러보는 것도 추천해 본다. 커가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밖에도 양주에는 역사콘텐츠뿐 아니라 자연·문화 관광지가 꽤 많다. 관아지에서 차를 타고 10여분을 가면 양주의 대표적인 장흥관광벨트를 둘러볼 수 있다. 이곳에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캠핑장), 권율장군묘, 온릉, 장흥자생수목원, 가나아트파크, 청암민속박물관, 송암스페이스센터, 두리랜드 등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명소가 자리해 수많은 나들이객과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1917~1990년) 화백의 작품 ‘동물가족’(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되는 이 작품은 경기도 덕소 화실 벽에 그려진 것으로, 벽 자체를 떼어내 미술관에 기증된 것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1917~1990년) 화백의 작품 ‘동물가족’(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되는 이 작품은 경기도 덕소 화실 벽에 그려진 것으로, 벽 자체를 떼어내 미술관에 기증된 것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영국 BBC가 2014년 ‘위대한 세계 8대 뉴 미술관’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술관 바로 옆에는 임진왜란 명장인 권율 장군의 묘(경기도 기념물 제2호)가 있다.

권율 장군은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명장으로, 묘소에는 정부인 창녕 조씨와 후부인 죽산 박씨, 부친 권철과 동생 권순의 묘가 조성돼 있다.

장흥자생수목원 또한 자연 삼림욕을 즐기는 곳으로도 이미 입소문이 났다. 장흥자생수목원은 개명산의 자연림을 활용한 수목원으로, 100년 넘은 잣나무 숲에서 2000여종의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학습의 장이다. 시대를 넘어 다양함이 공존하는 문화예술체험특구인 양주는 전통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진 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자연림을 활용하여 조성된 장흥자생수목원은 100년 넘은 잣나무 숲과 2000여종의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어 생태학습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자연림을 활용하여 조성된 장흥자생수목원은 100년 넘은 잣나무 숲과 2000여종의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어 생태학습의 장으로 손색이 없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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