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비무장지대 인근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과 개성공단 입주 건물들의 모습. (출처: 뉴시스)
DMZ 비무장지대 인근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과 개성공단 입주 건물들의 모습. (출처: 뉴시스)

순조로운 분위기에 기대감↑

현대·롯대 등 사업준비 만전

개성공단기업 “날마다 긴장”

끝까지 지켜봐야 ‘신중 모드’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남북경협에 대한 재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쳐질 경우 남북경협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은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만들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남북한 경제협력에 대비하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현정은 회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등 대북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현대그룹은 매주 1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현안이 있을 경우 수시로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특히 금강산·개성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기존 사업의 분야별 준비 사항과 예상 이슈를 점검하고 있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부푼 기대를 안고 재가동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 이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시설점검 등을 위한 방북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루하루를 두근거리며 지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희망적으로 보고 있고 기대하고 있다”며 “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면 개성공단 재개 여부로 전환될지 우리 정부의 입장도 있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비대위원장은 “개성공단에 설치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점검단이 곧 방북할 예정”이라며 “다녀오면 우리도 방북 신청을 해서 개성공단에 다녀와야 손실 규모를 파악해 입주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그룹도 국내 주요그룹으로는 현대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본격적인 대북사업 재개에 시동을 걸었다.

롯데는 그룹 내에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 등을 아우르는 북방지역에 대한 연구와 협력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 롯데는 제과, 음료 등 먹거리 분야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1995년 그룹 내에 있던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 현지에 초코파이 및 생수 공장 설립을 추진했으나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사업 추진이 무산됐다. 이후 2008년 6월부터 2014년까지 초코파이를 개성공단에 납품하며 대북사업을 이어갔으나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롯데의 대북사업은 또다시 좌초됐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경협이 본격화될 경우 이들 기업 외에도 대북 사업에 뛰어들 기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분야는 건설사다. 삼성물산을 비롯한 국내 주력 건설사들도 최근 남북경협 TF를 구성하고 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은 아직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유효하고 북미정상회담 결과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듯한 모양새다. 남북 경협은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전제로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의 제제완화 결의안 통과 이후에나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은 북미 정상회담 추진 상황과 대북 제재 문제 등 지켜봐야 하므로 기업들이 서두르지 않고 경협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담담하게 준비하고자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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