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건식 사장 등 현대아산 임직원들이 지난 2014년 8월 4일 금강산 현지에서 원동연 아태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故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건식 사장 등 현대아산 임직원들이 지난 2014년 8월 4일 금강산 현지에서 원동연 아태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故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北, 故정몽헌 추모식 개최 승인

통일부 승인시 내달 3일 ‘방북’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논의 주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남편인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4년 만에 북한 땅을 밟는다.

현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관계자들의 방북이 오랜만에 성사됨에 따라 이번 방북에서 북한과 향후 경제협력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그룹은 30일 현정은 회장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방북 동의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통일부에 방북신청을 했으며 승인을 받으면 현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15명이 방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그룹은 추모식 개최를 위해 이달 초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승인받았으며, 이후 북측과 협의를 진행해왔다.

방북 승인이 결정되면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현대아산 이영하 대표, 이백훈 그룹 전략기획본부장 등 임직원 15명은 추모식 하루 전날인 다음 달 3일 북한을 방문한다. 특히 현 회장의 북한 방문은 2014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2003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아산은 매년 정 전 회장의 기일에 맞춰 금강산특구에서 추모식을 열어 왔다. 현 회장의 방문은 총 6차례였으며, 지난 2014년을 끝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2016년과 2017년에는 남북경협 중단으로 추모식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재계에선 현 회장이 북측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자연스럽게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경협에 대해 협의할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사업자다.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금강산·개성관광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아울러 북측의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사업 등 7개 SOC(사회간접자본) 사업권도 갖고 있어 가장 적극적으로 대북 사업을 펼쳐왔다.

현대그룹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기업이다. 금강산 관광 주사업자는 현대아산으로,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현대아산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현대아산의 금강산·개성 관광 사업 연간 매출액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되기 직전 해인 2007년 기준 1140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44.6%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사업 중단,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 교류·협력이 사실상 끊어지면서 남북 경협 사업 추진에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하지만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직후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되자 현대그룹 내부는 이전과는 달리 고무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 회장은 직접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아 대북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북측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남북경협 사업과 관련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TFT 운영은 매주 1회 정기 회의를 열고 사안 발생 시 수시 회의를 소집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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