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이날까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의 실무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측 대표단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왼쪽)와 북한측 대표단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 (출처: 연합뉴스)
27일부터 이날까지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의 실무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측 대표단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왼쪽)와 북한측 대표단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 (출처: 연합뉴스)

교도통신 “미측, 北 핵물질 등 국외 반출 요구”
NYT “美정부, 양측 모두 동의 합의문만 만들어도 성공”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6.12북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 중인 북미 양측 실무협상단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부터 이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의 실무회담에는 미국에서는 북한·북핵 문제에 정통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를 비롯해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이 참여했다. 북한에서는 대미통으로 꼽히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나섰다.

이번 논의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쟁점인 북한의 비핵화 방법과 체제안전보장 등에 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실무회담에서는 핵 폐기 수순으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들을 국외로 반출하는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교도통신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의 핵시설·핵물질 중 최대 2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부터 이른 시일 내에 국외로 반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로 거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볼턴 보좌관은 한 방송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 주(州)의 오크리지로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리비아식 모델’을 언급했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여기에 힘을 더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오크리지는 리비아의 핵시설과 핵물질을 보관한 미국의 핵·원자력 연구단지다. 리비아식은 핵무기를 포기한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사례라는 점을 볼 때 북한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에 북한은 자국의 핵무기·미사일 전체를 국외로 한 번에 반출하는 일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측이 실무회담에서 비핵화의 구체적 방법에 관한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대안으로 핵무기·미사일 전체의 국외 반출 대신 미 본토 공격력을 갖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미사일을 먼저 국외로 반출하는 방안을 미측에 제안했을 가능성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 발표를 하지 직전에 미리 녹화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 물리적으로 단계적 (접근법)이 조금 필요할지도 모른다”면서 “그것은 ‘신속한 단계적 (비핵화)’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북한과 접점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미 행정부는 이번 실무회담에서 공동 합의문 틀만 만들어도 성공이라고 봤다.

NYT는 “미 정부 관료들은 실무회담에서 북미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정상회담 합의 내용과 로드맵 등 향후 추가 협상을 위한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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