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해 외압 의혹을 제기한 안미현(39, 사법연수원 41기) 의정부지검 검사(오른쪽)와 김필성 변호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귓말을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5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해 외압 의혹을 제기한 안미현(39, 사법연수원 41기) 의정부지검 검사(오른쪽)와 김필성 변호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귓말을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5.15

안미현 검사 “문무일 총장, 권성동 의원 소환 심하게 질책” 폭로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검찰 수장인 문무일 검찰총장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내부가 갈등을 빚고 있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의 수사 외압 폭로에 이어 수사단까지 가세하면서 검찰이 자중지란에 빠진 모양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안미현 검사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무일 총장은 지난해 12월 이영주 춘천지검장의 대면보고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을 소환하려 했다는 것을 심하게 질책했다”고 밝혔다.

문 총장은 “일반 다른 사건과 달리, 국회의원의 경우 조사가 없이도 충분히 기소되지 않을 것 같으면 소환조사를 못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고 안 검사 측은 전했다.

안 검사 측 변호사는 “2017년 12월 14일 당시 안 검사 검사실의 수사관이 권성동 의원 보좌관의 소환조사를 위해 해당 보좌관과 통화했는데, 통화 직후 대검 반부패부 연구관이 안 검사에게 전화를 해서 대검에 먼저 보고하지 않고 권 의원의 보좌관을 소환하려 한 이유를 추궁했다”며 “결국 권 의원은 고사하고 권 의원의 보좌관조차 소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5일 이뤄진 대검 반부패부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안 검사 측은 “당시 압수수색을 저지한 것이 반부패부장인지, 문 총장인지 알 순 없지만, 수사단의 압수수색을 저지할 정도라면 검찰 최고위 간부가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안 검사는 “문 총장이 당초 약속한 것과 달리, 수사단의 수사에 관여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수사단이 정치적 요인이나 다른 요인에 의해 뜻하는 바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누가 됐든 수사에 개입하지 말아 달라는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수사와 관련해) 질책한 적이 있다”며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고, 이견을 조화롭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도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검찰 역시 “증거를 더 확보하고 보강수사를 하라고 한 적은 있지만, 문 총장이 외압을 넣은 것은 전혀 아니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수사단도 나서서 문 총장이 사실상 수사 지휘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외압설에 가세했다.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단이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빚는 모습을 공개한 데 대해 일종의 항명으로 비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1일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알리자 문 총장이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수사 지휘권을 행사해 ‘전문자문단(가칭)’을 대검찰청에 구성해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단장이 지난 10일 문 총장의 요청으로 권 의원의 범죄사실을 자세히 보고하면서 수사 보안상 전문자문단 심의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고 총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문 총장의 동의를 얻은 수사단은 전문자문단의 심의 없이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영장에 적시할 범죄사실의 범위를 확정하기 위해 권 의원의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 청구를 보류할 예정이다.

이처럼 강원랜드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장이 도마에 오르면서 파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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