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부전선에 위치한 대북확성기. (출처: 뉴시스)
경기 중부전선에 위치한 대북확성기. (출처: 뉴시스)
 

일부 장면 언론에도 공개… 2년 3개월 만에 철거 수순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우리 군이 1일부터 최전방 지역에 설치된 대북확성기 시설 철거에 착수한다.

국방부는 남북 정상이 지난달 27일 정상회담에서 ‘5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한다’고 합의함에 따라 이날부터 철거를 시작한다.

대북 심리전 수단인 대북확성기를 운용해오던 국군심리전단은 확성기 제작업체의 안내에 따라 순차적으로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최전방 일부 부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 장면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우리 군은 5월 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5월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고자 하는 행동의 일환”이라며 “우리 군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 확성기는 지난 1963년 5월 1일 서해 MDL 부군에서 처음 방송했으며, 내달 1일부터 확성기를 철거하는 것도 55년전 확성기를 철거하는 날과도 겹친다.

남북은 지난 2004년 6월 4일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통해 ‘서해 우발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일대 선전활동 중지’에 대해 합의한 이후 최전방의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한 바 있다. 대북 확성기로 송출하던 심리전 라디오 ‘자유의 소리’ 방송도 중단됐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군은 대북제재 ‘5.24 조치’에 따라 ‘자유의 소리’ 방송을 재개한 데 이어 2015년 8월 비무장지대(DMZ) 북한군 매설 목함지뢰 도발 사건 대응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이후 최전방 지역 충돌 위험이 커지면서 남북 합의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중단했다. 이후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에 대한 대응 조치로 그해 1월 8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대북 압박 유지 차원에서 방송이 계속됐다. 이번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 대북 확성기는 2년 3개월 만에 또다시 철거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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