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제58주년 4.19혁명기념일을 앞둔 16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9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제58주년 4.19혁명기념일을 앞둔 16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에서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9

가족·친척·제자 함께 묘소방문

“희생자께 존경과 감사드린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4.19혁명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생각해요. 4.19혁명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딸과 아버지의 묘소에 참배를 나온 김지희(가명, 40대, 여)씨는 “모든 국민이 4.19혁명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도 사는 게 바빠 가끔 잊게 되는데 국민의 기억에선 얼마나 잊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4.19혁명이 올해로 58주년을 맞은 가운데 기자는 지난 7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았다. 4.19민주묘지는 4.19혁명의 희생 영령 200여위를 모신 묘지다.

묘지 입구에 있는 4.19기념탑을 지나자 4.19혁명의 희생자들이 안치된 묘역이 보였다. 약 200여개의 묘지는 태극기로 가득 차 있었다. 묘지 좌우에는 희생자들의 영령을 애도하는 20개의 ‘만장’이 세워져 있었다.

옷깃이 날릴 정도의 다소 거친 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였음에도 묘역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가족, 친척들과 함께 참배를 하는 시민의 모습도 보였다. 한 참배객은 묘소 앞에 가만히 서서 연신 눈물을 닦기도 했다.

4.19혁명은 1960년 4월 19일 학생과 시민이 이승만 정권의 부정부패와 독재주의에 대항해 일으킨 반독재 민주주의 운동으로 당시 이승만 정권은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 총을 쏘는 등 무력진압을 자행했다. 이 과정에서 200여명이 사망하고 6000여명이 넘는 시민이 부상을 입는 등 많은 국민이 희생됐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제58주년 4.19혁명기념일을 앞둔 16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9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제58주년 4.19혁명기념일을 앞둔 16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 민주묘지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9

이날 민주묘지를 방문한 시민들은 “4.19혁명의 정신을 국민 모두가 다시 되새겨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4.19혁명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5명의 제자를 데리고 묘지를 방문했다는 김주혁(가명, 40대, 남)씨는 “4.19 희생자분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이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했던 분들의 뜻을 잊지 않기 위해 아이들의 학습장소로 이곳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최윤호(13)군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싸웠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하고 슬펐다”며 “우리가 이 분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4.19묘지를 방문하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시민도 있었다. 최송무(60세, 남)씨는 “미국에서 태어난 딸에게 4.19혁명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방문했다”며 “수많은 젊은 청춘의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딸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4살 때쯤 어머니와 한 식당에 갔다가 총소리가 들려서 어머니와 함께 식탁 밑에 숨은 기억이 난다”며 “그때 그 학생들의 희생으로 오늘날 이 땅에 올바른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4.19혁명으로 희생된 지인의 묘소에 참배를 하러 온 임선혁(가명, 60대, 남)씨는 4.19혁명의 의미를 국민 모두가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보수와 진보의 전쟁으로 번져 서로가 협력할 줄 모르는 나라가 돼 버렸다”며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국민 모두가 4.19혁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할 때”라고 말했다.

김명선(여, 40대)씨는 “4.19혁명은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라며 “4.19혁명을 밑바탕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했다. 희생하신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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