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댓글 연루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4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댓글 연루 보도’와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4.14

댓글 여론조작 사건, 뇌관 부상
김기식 이어 김경수… 대치 심화
한국당, 쌍끌이 이슈로 대여공세
개헌 논의 공전 속 허송세월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정국의 또 다른 뇌관으로 부상했다.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인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거취를 둘러싼 대치정국이 채 해결되기도 전이다. 이번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당원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국이 더욱 복잡하게 꼬이는 형국이다.

파문의 발단은 민주당 당원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 댓글 여론조작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적발되면서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민주당 권리당원이자 친노무현·친문재인 성향인 유명 블로거인 김모(48)씨 등 3명을 최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공범 2명과 함께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문재인 정부 관련 기사에 달린 비판 댓글에 ‘공감’을 클릭하는 방법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같은 당 현역인 김경수 의원과 김씨 등이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부인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진상을 밝히는 것이 핵심인데 이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보도가 나간 것은 명백한 악의적 명예훼손”이라고 밝히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민주당도 이번 사건을 ‘개인적 일탈에 따른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당 차원의 진상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의 파상공세에 직면한 상태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을 둘러싼 논란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가 연루된 댓글 파문과 관련해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2018.4.15 (출처: 연합뉴스)
김성태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국회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을 둘러싼 논란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가 연루된 댓글 파문과 관련해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2018.4.15 (출처: 연합뉴스)

야당은 김 의원의 댓글조작 연루 의혹을 전면에 부각하면서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이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인지 그 윗선인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범죄의 몸통을 밝혀내는 게 사태 해결의 핵심”이라고 했다.

김 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을 둘러싼 파문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의원의 댓글 여론조작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한국당은 이 두 가지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대여공세에 나설 태세다. 당 일각에선 이번 댓글 여론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요구도 나오고 있다.

정국의 대치 전선이 이처럼 확대되고 있지만, 여야 간 개헌 논의는 여전히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관철하려면 약 한달 안에 여야 개헌 합의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개헌의 시기와 권력구조 개편 등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방송법 개정안 충돌로 4월 임시국회가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김기식, 김경수 파문이 이어지면서 개헌 동력이 점점 떨어져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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