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났다는 CNN 보도. (출처: CNN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났다는 CNN 보도. (출처: CNN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 외신들은 이를 긴급타전하며 남북-북미 정상회담 이전 여러 포석을 둔 방문이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북한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중국과의 경색된 관계를 복원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면서 판세를 끄는 동시에 협상 실패 시에도 미국의 군사옵션을 막을 수 있는 일종의 ‘보험’을 들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김정은은 왜 중국을 비밀방문 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의 중국 깜짝 방문은 다가오는 한국,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려는 차원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자오퉁 칭화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 연구원은 “평양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보험’을 들고 싶어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이 매우 중요하지만, 위험부담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회담이 실패한다면 미국은 ‘외교가 실패했다’고 선언하면서 군사적 공격을 포함한 좀 더 강압적 접근법으로 옮겨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중국과의 관계가 미국의 군사옵션 개시를 막아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임명도 김 위원장의 방중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볼턴 보좌관 임명 등을 거론, “미국이 비핵화 대화에 앞서 한층 더 강경한 노선 쪽으로 기울어지는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추구한다는 신호”라며 “북한으로선 제재에 따른 경제적 혼란 상태에서 벗어날 길을 찾기 위해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중 두 열강 사이에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 오히려 김 위원장에게는 새로운 ‘외교적 기회’를 제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WSJ는 “최근 한반도 상황에서 열외로 취급받았던 중국으로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과 그 동맹들에 여전히 자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으며, 어떠한 협상에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환기하려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방문이 북한 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하나의 기회였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외교 행보는 예상 밖”이라며 중국 방문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중국을 ‘지렛대’로 활용해 기존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최소한 추가 제재를 막는 효과를 얻겠다는 포석도 깔렸다고 예측했다.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미국 전략 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NBC방송에서 “김정은이 우리가 그 이전에는 북한으로부터 미처 보지 못했던 외교적 트랙을 계속 밀고 나아가려고 한다는 걸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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