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직전 불교대학 설립 관련 청탁받아”
검찰 “정황상 구속 수사 불가피”… 영장 청구되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불교계 인사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대선을 며칠 앞두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조계종 능인선원 주지인 지광스님을 만나라고 지시했다. 능인선원은 불교 교육기관으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해 신도 수가 2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선원의 하나로 꼽힌다.
김 전 기획관은 서울 모처에서 지광스님을 만났고 불교대학 설립에 편의를 봐달라는 스님의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받았다. 김 전 기획관은 이러한 내용을 진술했고, 지광스님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지광스님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기획관 등의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추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의혹이 사실일 경우 이 전 대통령 뇌물 액수는 더 늘어나게 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 액수가 큰 데다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도 16일 이러한 내용의 수사 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했다. 문 총장은 이르면 19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현재 삼성이 대납했다는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의 소송 비용 60억원을 포함해 총 110억원대의 뇌물을 이 전 대통령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광스님은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즈 기자를 거쳐 2006년부터 부산의 지역일간지인 ‘국제신문’ 회장직을 맡은 언론인이다. 국제신문의 대주주는 능인선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