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과 지광스님. (출처: 천지일보, 연합뉴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지광스님. (출처: 천지일보, 연합뉴스) ⓒ천지일보(뉴스천지)

검찰 ‘금품제공 감사 표시’로 판단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7년 말 대선을 앞두고 능인선원 주지 지광스님으로부터 3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지광스님에게 직접 전화해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 전 대통령이 제17대 대선 직전인 2017년 12월 지광스님으로부터 현금 3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사실을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지광스님에게 전화해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당선사례를 전했다. 검찰은 이 전화가 금품을 지원받은 데 대한 감사 표시라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당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지광스님을 찾아가 현금을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김 전 기획관으로부터 받았다. 지광스님도 최근 검찰 조사에서 돈을 건넨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서 “지광스님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광스님이 능인선원의 숙원사업인 불교대학원대학교 설립을 도와 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지광스님 측은 지광스님이 억대의 돈을 건넨 것이 청탁이 아닌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지광스님 외에도 이 전 대통령과 유착 관계를 맺은 불교계 인사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를 지낸 연경불교정책연구소 김영국 소장은 20일 JTBC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현해 “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스님 380명을 선거캠프에 직책을 맡기고 영입했다”라고 폭로했다.

아울러 김 소장은 “자승스님은 (이명박) 캠프의 상임고문을 맡았었다. 상임고문을 맡았을 때 당시 조계종중앙종회 의장이었다. 그래서 자승스님은 이상득, 김윤옥 여사를 데리고 다니면서 절마다 ‘이명박을 지지해 달라’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지광스님의 억대 뇌물 의혹이 일자 전국언론노조는 지광스님에게 ‘국제신문’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이미 지광스님은 2007년에도 본인의 서울대 중퇴 경력이 허위임을 고백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학력 위조 파문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라며 “언론에 있어 신뢰는 시작이자 끝이다. 신뢰를 잃은 언론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는 뜻이다”라고 꼬집었다.

지광스님은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즈 기자를 거쳐 2006년부터 부산의 지역일간지인 ‘국제신문’ 회장직을 맡은 언론인이다. 국제신문의 대주주는 능인선원이다. 능인선원은 불교 교육기관으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해 신도 수가 2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선원의 하나로 꼽힌다. 지광스님은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 구룡산에 있는 능인선원 주지로 있으며 사찰과 불교대학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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